대출계약에서 채무불이행사유(Events of Default: EOD)를 정하는 조항은 핵심적인 지위를 차지한다.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이 인정되는 경우 계약의 해지, 기한이익의 상실, 담보의 실행 등의 구제수단이 발동될 수 있고 그러한 구제수단으로 인하여 심한 경우에는 채무자가 도산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채무불이행사유를 정하는 조항은 지급의무의 불이행과 같은 중요한 채무의 불이행 뿐 아니라 통상 채무불이행으로 보지 않는 기술적인 사유를 불이행사유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술적 사유는 2차적 불이행사유로도 불리는데 2차적 불이행사유를 고려하면 채무불이행사유는 기한이익상실사유로 부르는 편이 더 적절할 수도 있다. 오늘은 2차적 불이행사유를 다룬 최신 문헌을 소개한다. Steven L. Schwarcz, “Secondary-Default Remedies: Should Harshness Limit Enforcement?” forthcoming in The Journal of Corporation Law. Duke 로스쿨 교수인 저자는 이 블로그에서 수차 소개한 바 있는 미국 금융법 대가이다(2024.9.1.자 포스트 외 다수).
저자는 2차적 불이행사유의 예로 채무자의 재산세납부지체, 유동자산의 가치하락 등을 든다. 이런 2차적 불이행사유가 발생한 경우 그것이 고의적이 아닌 사소한 불이행에 대해서도 법원이 담보처분이나 기한이익상실과 같은 가혹한 구제수단을 인정하는 사례가 존재한다. 저자는 2차적 불이행사유의 경우에 채무자를 도산으로 내몰 위험이 있는 구제수단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해서 상당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기존 연구는 그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그러한 공백을 메우는 것을 논문의 목적으로 삼는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I장은 2차적 불이행사유조항과 불이행 시의 구제수단의 역사와 아울러 2차적 불이행사유조항을 포함시키는 목적을 살펴본다. II장은 엄격한 구제수단의 집행에 관한 판례를 검토한다. III장은 2차적 불이행사유조항에 해당하는 경우의 구제수단의 집행에 적용해야 할 개념으로 선의(good faith), 합리성, 경제적 효율성, 실질적 외부효과의 통제 등 4가지를 제시하고 그에 대해서 분석한다. IV장은 기존의 구제수단 보다는 덜 가혹하면서도 의미가 있는 대안적인 구제수단들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해서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