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관계를 해소하는 수단으로서의 러시안 룰렛 조항

최근 온 나라를 휘몰아친 엄청난 정치적 사건의 돌풍 속에 잠시 관심권을 벗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여전히 진행 중인 동업자간의 분쟁으로 고려아연사건이 있다. 이 분쟁은 앞으로 오래동안 회사법과 자본시장법 분야에서 중요한 케이스로 평가될 것으로 여겨진다. 오랜 기간 유지된 성공적인 동업관계가 최악의 충돌로 귀결된 것은 그 자체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전에 동업관계의 원만한 해소방안에 대해서 아무런 대비가 없었다는 것은 […]

디지털사회에서의 소유권

사회의 발전에 따라 재산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당초에는 유체물에 대한 권리인 물권이 절대적이었지만 차츰 채권이나 지적재산권의 비중이 높아졌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최근에는 가상자산을 포함한 디지털자산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우리 학계에서도 이미 이에 관한 법적 연구는 활발한 것 같다. 오늘은 디지털자산의 등장을 계기로 소유권 개념을 재검토하는 내용의 신간을 소개한다. 道垣内弘人(도가우치 히로토), 所有権について考える-デジタル社会における財産(民法研究レクチャーシリーズ)(2024). 동경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민법과 […]

의결권구속계약의 법적 효력에 관한 일본 판례

주주간계약은 이론상으로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실무상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주제이다. 일반적으로 최근 국내외의 판례와 학설은 대체로 그 효력을 넓게 인정하는 경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배경에는 회사운영에 관한 주주들의 사적 자치를 가급적 존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그러한 최근 경향을 뚜렷이 보여주는 대표적인 일본 판결을 소개한다. 東京高判 2020.1.22. 判例時報 2470호 84면. […]

사적조정에서의 룰과 스탠다드

법을 만들 때 룰을 택할 것인가 스탠다드를 택할 것인가의 문제는 이제 비교적 널리 알려진 문제에 속한다. 비슷한 선택의 문제는 계약이나 정관의 작성과 같은 사적조정의 국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오늘은 사적영역에서의 룰과 스탠다드 사이의 선택 문제를 이론적으로 분석한 최근 논문을 소개한다. Tomer Stein, Rules vs. Standards in Private Ordering, 70 Buff. L. Rev. 1835 (2022). 지난 […]

공익권의 행사를 제약하는 계약의 효력

며칠 전 4년 만에 동경을 방문했다. 모처럼의 기회라 오래 만나지 못했던 에가시라(江頭憲治郞)교수에게 미리 연락을 했다. 70대 후반인 그가 호텔까지 마중을 나와 줘서 몹시 부담스러웠다. 그가 새로 꾸민 연구실도 구경하고 그가 최근 발표한 논문의 별쇄본도 건네받았다. 그런데 주변에 있는 호텔 꼭대기에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까지 대접받고 호텔로 돌아오는 도중 어딘가에서 어이없게도 그 논문을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다. […]

물권법의 관점에서 본 NFT거래

최근 NFT에 관한 기사가 자주 미디어에 등장하고 있다. NFT가 고가로 거래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그것이 앞으로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NFT의 법적 성격에 대한 분석은 많지 않다. 오늘은 그에 관한 비교적 최신 문헌을 한편 소개한다. Juliet M. Moringiello & Christopher K. Odinet, The Property Law of Tokens, Florida Law Review (Forthcoming 2022). […]

법률행위로서의 결의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는 특히 대륙법계국가의 회사법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총결의의 하자를 다투는 소송은 아직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론과 실무에서 결의가 갖는 비중에 비하여 그에 대한 이론적 탐구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런 사정은 독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오늘은 최근 출간된 결의에 관한 교수자격논문을 소개하기로 한다. Dominik Skauradszun, Der Beschluss Als Rechtsgeschäft, Duncker & Humblot […]

독일법상 공격적 공매도에 대한 규제

지난 2015년부터 서울대 중심의 국내 교수들과 일본(주로 동경대학), 중국(주로 북경대학), 독일의 교수들이 매년 회사법과 자본시장법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원래 독일, 일본, 한국, 중국 순서로 돌면서 모임을 가졌으나 금년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대신 ZOOM회의를 가졌다. 지난 달 개최된 회의에서는 때가 때인 만큼 전자주주총회나 공매도 같은 코로나 관련 테마가 주로 논의되었다. 공매도에 관해서는 이화여대의 김정연교수와 함부르크대학의 […]

“계약의 깊이” – 계약과 규제기관의 관계

오늘은 오랫만에 계약법에 관한 새로운 논문을 소개하기로 한다. Cathy Hwang & Matthew Jennejohn, Contractual Depth, 106 Minnesota Law Review __ (forthcoming 2022). 저자들은 각각 버지니아대학과 브리검영대학에 재직하는 학자들로 Hwang교수는 2020.5.16.자 포스트에서 이미 소개한 바 있다. 계약은 당사자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작성되는데 분쟁이 생기면 결국 법원의 도움을 받아 집행해야하므로 법원을 의식하여 작성된다는 것이 전통적인 견해이다. 그런데 계약은 […]

동반매도요구권조항의 취약성

비공개회사에 대한 소수지분투자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입구인 투자대상의 선택과 출구인 투자자금의 회수가 적절해야 한다. 양자는 모두 중요하지만 법의 역할은 특히 후자의 경우에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대상회사가 IPO를 하는 경우에는 걱정할 일이 없겠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 자금회수의 가능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런 경우에 대비하여 계약서에 삽입되는 것 중 하나가 이른바 동반매도요구권(drag-along right)조항이다. 이 조항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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