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S거래의 규제상 문제점

TRS거래는 주식의 경제적 이익과 법률적 소유권의 분리를 가져오는 거래이다. TRS거래는 경제적 이익을 갖지 못하는 주주가 주주권을 행사하는 문제, 즉 empty voting의 문제와 아울러 경제적 이익을 갖는 실질적 주주가 자신을 감추는 hidden ownership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empty voting의 문제는 이미 2012년 김지평 변호사의 박사학위논문(주식에 대한 경제적 이익과 의결권)이 발표된 후 여러 논문에서 다룬 바 있다(최근의 예로 2024.5.14.자). hidden ownership의 문제도 특히 대량보유보고의무와 관련하여 널리 논의되었다(2020.9.30.자). 오늘은 TRS거래가 발생시키는 hidden ownership이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음을 지적하는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Eero Nikkanen, Synthetic Equity, Hidden Ownership and the Limits of Beneficial Ownership Disclosure after Archegos, Capital Markets Law Journal, Vol. 21, Issue 3 (2026). 저자는 2025년 헬싱키 대학에서 LLM학위를 받은 젊은 변호사이다.

저자는 TRS거래에서의 투자자가 보유하는 포지션을 합성 지분(synthetic equity)라고 부르며 논문에서는 주로 합성 지분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시스템 리스크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공시할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논문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2021년 미국 자본시장에서 큰 물의를 빚었던 Archegos사의 결제불이행사건이었다. Archegos사는 Bill Hwang이란 한국계 미국인이 소유한 이른바 family office였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2장은 최근 자본시장에서의 주식의 분리와 합성 지분의 문제를 설명한다. 주식은 잔여청구권과 의결권이 결합된 것인데 TRS와 같은 파생상품거래를 통해서 그것을 분리할 수 있다. 그 결과 투자자가 기업의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보유하면서도 대량보유보고의무가 없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실제로 위험이 얼마나 집중되었는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생겨났다. EU에서는 법적 소유권이나 의결권이 없더라도 주식보유와 유사한 경제적 효과를 갖는 금융상품의 경우에는 대량보유보고와 관련하여 보유주식 수에 포함시키고 있으므로 이 문제는 발생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그러한 방향의 개정안이 채택되지 않았다. 그 결과 발생하게 된 것이 Archegos사태이고 3장은 그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경위를 살펴본다.

Archegos는 2013년 설립된 family office로 family office에 대한 예외조항에 따라 투자자문업법(Investment Advisers Act)상의 등록, 정기보고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Archegos는 Credit Suisse, Nomura 등의 여러 증권회사(prime broker)로부터 대규모로 자금을 차입하여 TRS방식으로 ViacomCBS 등 소수의 주식에 집중투자하였다. 증권회사들은 헤지를 위해서 이들 주식을 매입하였으나 Archegos는 법률상 주주는 아니었기 때문에 대량보유보고를 피할 수 있었고 여러 증권회사들과 거래했기 때문에 각 증권회사로서는 Archegos의 정확한 포지션을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2021년 3월 대규모증자로 ViacomCBS주가가 급락하자 margin call이 발생했고, Archegos가 이를 처리하지 못하자 증권회사들의 추가매각이 이어져 결국 Archegos는 이틀 만에 약 200억 달러를 잃고 증권회사들의 손실도 100억 달러를 넘게 되었다.

4장에서는 Archegos사태가 발생한 원인이 기존 공시제도의 결함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규제의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먼저 공시와 관련하여 두 가지 방면의 제안을 제시한다. 하나는 대량보유보고와 관련하여 보유주식을 산정할 때 TRS와 같은 합성 지분도 포함시키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시스템 리스크에 관한 보고를 신설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위 기준에 따른 지분이 5%에 미달하더라도 차입비율이 높거나, 일부 대상회사에 집중되어 있거나, 거래상대방이 여러 증권회사에 분산되어 시스템 리스크가 큰 경우에는 감독당국에 비공개보고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공시의무와 관련하여 보유자가 family office인지 hedge fund인지에 따라 차별해서는 아니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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