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의 성문법화

흔히 M&A라고 불리는 기업인수는 상법, 자본시장법, 세법, 공정거래법 등 여러 법률이 적용될 수 있는 복잡한 거래이다. 그러나 기업인수거래의 법적 핵심은 기업인수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인수계약은 그것을 체계적으로 규율하는 성문법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전적으로 실무계의 관행에 맡겨져 있다. 오늘은 기업인수를 규율하는 성문법의 제정에 관한 최근 독일의 논의를 소개한다. Stefan Korch, Kodifizierung des Unternehmenskaufs?”, ZGR 2026, 624–660면. 저자는 뮌스터대학의 교수이다.

2024년 독일 州법무장관회의 산하의 작업반은 “기업인수의 成文法化”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보고서는 독립적인 기업인수법전의 입법 대신 기존 민법전에 기업인수에 관한 일부 특별규정을 도입하는 부분적 성문법화를 제안했다. 저자는 보고서 내용 중에서 다음 3가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①임의규정으로서의 기업인수법의 필요성, ②약관규제법(AGB) 적용의 제한, ③인식의 귀속(Wissenszurechnung)에 관한 규정의 적절성. 저자는 ①은 대규모 기업인수거래의 경우에는 실익이 별로 없지만 소규모 거래의 경우에는 다소 의미가 있을 수 있고, ②의 약관규제법 적용제한은 방향은 옳지만 그 범위가 너무 제한적이며, ③의 인식의 귀속에 대해서 성문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II장에서는 보고서의 내용을 정리한다. 저자는 기업인수의 개념, 하자담보책임, 목적물인 기업의 성상(Beschaffenheit)에 대한 정의, 매수인의 악의 등의 사항들을 언급한다. III장에서는 기업인수법을 임의규정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 논한다. 저자는 임의규정이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은 몇 가지가 있지만 기업인수법이 추구하는 것은 거래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저자에 따르면 전문적인 M&A 변호사가 관여하는 대규모거래의 경우에는 임의적 기업인수법을 만드는 비용에 비해서 그것이 제공하는 편익, 즉 거래비용을 절감하는 기능은 별로 없을 것으로 평가한다. 다만 소규모거래의 경우에는 그러한 법의 실익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

IV장에서는 기업인수에 강행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보고서의 두 가지 제안에 대해서 검토한다. 하나는 대규모기업사이의 기업인수계약에 대해서 약관규제법상의 내용통제의 적용을 면제하자는 제안이다. 저자는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규모가 아니라 대상회사의 규모나 거래가액이고 더 중요한 것은 계약내용에 관한 정보비대칭이 존재하는지 여부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저자는 내용통제의 적용 뿐 아니라 약관규제법 전체의 적용을 배제할 것을 주장한다. 보고서가 제안하는 다른 하나는 재산양도 시의 공정증서작성요건(독일민법 §311b(3))의 예외를 인정하자는 것인데 이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끝으로 V장에서 저자는 인식의 귀속에 관한 보고서의 제안에 대해서 비판한다. 보고서는 기업에 관한 중요정보는 경영진에 보고할 의무를 부과하고 그 의무의 위반이 있는 경우에는 당해 정보에 대한 인식이 회사에 귀속되는 것으로 본다는 임의규정을 도입하자고 제안한다.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한 이론적 검토가 아직 부족한 상태이고 또 인식의 귀속의 문제는 사법의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문제인데 기업인수의 경우만을 대상으로 하는 부분규범을 창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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