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대기업의 경제력집중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에서도 反대기업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Biden행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한층 강화되고 있는 상태이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의 밑바닥에는 시장지배력이 있는 거대기업은 일반적인 규제수단만 가지고는 규율이 불가능하다는 거대기업의 규율불가능성(ungovernable)에 대한 인식이 깔려있다. (이에 관해서는 2021.7.23.자 포스트에서 소개한 Tim Wu, The Curse of Bigness: Antitrust in the New Gilded Age (2018) 참조) 오늘은 이 문제에 관한 최신 논문 한편을 소개한다. Roy Shapira, The Challenge of Holding Big Business Accountable, 44 Cardozo Law Review (Forthcoming, 2022). 저자는 이미 블로그에서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는 이스라엘학자이다. (가장 최근의 예로 2022.4.5.자 포스트)
거대기업이 규율불가능하다면 결국 해체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저자는 거대기업의 규율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얼마만큼 타당한지를 검토한다. 저자는 거대기업에 대한 규제의 실효성을 저해하는 제도적인 요소들에 초점을 맞춘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5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I장에서는 규율불가능성 주장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거대기업에서 규제수단의 실효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제시한다. II장, III장, IV장에서는 거대기업의 행동을 통제하는 세 가지 요소, 즉 법, (평판이 작용하는) 시장, 도덕의 실효성에 대해서 차례로 검토한다. II장에서는 거대기업은 로비력을 통해서 자신들의 활동이 위법에 해당하지 않도록 만들 수 있으며 위법을 저지른 경우에도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III장에서 저자는 통상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평판을 중시하지만 시장지배력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시장의 압력이 작용하기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IV장에서는 거대기업에서는 내부의 개인이 도덕적인 제약을 왜 덜 느끼게 되는지를 설명한다.
끝으로 V장에서는 이상의 고찰이 정책적인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를 제시한다. 저자는 기업의 규모를 제한하는 접근방식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한편 거대기업의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개별적인 접근방식은 거대기업의 영향력으로 인하여 실효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법, 시장, 도덕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이들 사이의 상호관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저자는 거대기업의 규율불가능성의 원인을 정보와 힘의 비대칭에서 찾는다. 이런 현상을 시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제재를 강화하고 규제기관의 예산을 확충하는 식의 대책만으로는 거대기업에 대한 규율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독금법적용 강화의 논의와 회사의 목적에 관한 논의와 관련한 시사점에 대해서도 언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