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의결권주식의 세계적 확산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 시작 직후에 이미 언급한 바 있다(2020.3.17.자). 차등의결권주식의 발행은 미국에서도 늘고 있는데 오늘은 그 증가의 원인에 관한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Adi Libson & Sharon Hannes, The Dual-Class Stock Revolution (2025). 저자들은 모두 이스라엘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데 논문만으로는 미국의 학자들과 다른 구석을 찾을 수 없다.
저자들은 차등의결권의 발행이 늘고 있는 원인을 포이즌필과 같은 전통적 경영권 방어수단의 퇴조와 기관투자자에 의한 주주행동주의의 증가에서 찾고 있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빼면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I장에서는 차등의결권주식 발행이 증가되는 현상을 살펴보고 차등의결권주식의 장단점에 대한 학계의 논의를 정리한다. II장에서는 차등의결권주식 발행이 증가되는 원인으로 경영권 방어수단의 퇴조와 주주행동주의의 증가라는 서로 얽힌 두 가지 현상을 제시한다. 먼저 경영권 방어수단이 확산되고 이어서 그것이 기관투자자의 압력으로 점차 퇴조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이어서 주주행동주의의 확산과 그에 대처하는 수단으로서의 차등의결권주식의 기능에 대해서 검토한다. III장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초래한 주체인 기관투자자의 성장과 그 영향력에 대해서 서술한다.
IV장에서는 이러한 견해가 갖는 규범적 함의를 논하고 개선안을 제시한다. 특히 흥미를 끄는 것은 이 부분이다. 차등의결권주식의 정당성의 근거로 사적자치를 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차등의결권주식은 경영자를 방어하는 효과가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그보다 덜 완벽한 방어수단도 선택지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그러한 중간적인 방어수단의 예로는 발동비율이 5% 정도로 낮은 포이즌필이나 이른바 dead hand 또는 slow-hand 포이즌필을 든다. 문제는 이러한 중간적인 방어수단들을 델라웨어 법원이 위법하다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차등의결권주식의 발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중간적 방어수단들이 허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판단이다. 저자들은 차등의결권주식을 공격하기 보다는 중간적인 방어수단의 유효성을 인정함으로써 창업자나 경영자들의 선택지를 넓혀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