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트업에서 창업자와 투자자사이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을 회사법이 얼마나 유연하게 수용하는가에 따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스타트업의 발전이 좌우될 수 있다는 믿음이 힘을 얻고 있다. 작년에는 독일과 이태리에서는 벤처캐피탈계약에 대해서 부정적인 회사법상 제약 때문에 벤처캐피탈과 창업자들이 효율적인 벤처캐피탈계약을 위한 사적조정의 여지가 봉쇄되고 있음을 지적한 논문을 소개한 바 있다(2025.4.9.자). 오늘은 스타트업과 벤쳐캐피탈의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회사법의 변화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검토한 최신 문헌을 소개한다. Alvaro Pereira, Selective Flexibility: The Hidden Evolution of Startup Corporate Law (2026). 저자는 남미 칠레 출신으로 현재 조지아주립대 로스쿨 교수이다.
논문에서는 회사법이 경직적인 국가에서는 창업자가 사업은 본국에서 하더라도 델라웨어주와 같은 외국의 법에 의해서 회사를 설립하거나(Offshore Governance) 아예 외국에 가서 사업을 시작할(Founder Drain)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그것이 실제로 타당한 것인지를 실증적으로 검토한다. 논문에서는 유럽 8개국과 라틴아메리카 4개국을 대상으로 2000년에서 2021년 사이의 회사법 변화와 그것이 유니콘의 성장, Offshore Governance, Founder Drain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보다 정교한 분석을 위해서 저자는 회사법이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간의 거래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을 나타내는 지수로 스타트업 회사법 지수(Startup Corporate Law(SCL) Index)란 것을 채택하였다. SCL지수는 이사회에 관한 6개 변수(이사회 구성, 선출, 권한 등), 주식에 관한 16개 변수(의결권 제한, 양도제한, 자동전환 등), 주주계약(의결권구속계약, 주식양도제한 등)에 관한 5개 변수로 구성된 것으로 변수의 중요성에 따라 가중치도 부과하여 산정한다. 저자는 이들 변수가 각 대상국가에서 대상기간동안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조사하였는데 그에 따르면 이들 국가의 회사법은 대체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유연성이 높아졌지만 그러한 변화가 모든 변수에 대해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선택적인 변수에 한해서만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논문의 제목을 “선택적 유연성”이라고 붙였다. 저자는 조사결과 회사법의 변화가 스타트업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하였다. 그에 의하면 회사법의 개선은 다수의 국가에서 유니콘의 증가를 가져왔지만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는 Offshore Governance가 확산되는 것을 막지 못했고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Founder Drain을 막지 못했다. 저자는 회사법의 변화에 동력을 제공한 요인에 대해서도 조사하였는데 그 변화는 회사법의 일반적인 개정의 일환으로 일어난 것이지 반드시 스타트업의 활성화를 고려하여 추진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논문에서는 또한 회사법의 유연화로 인하여 발생한 새로운 문제점으로 다음 4가지를 제시한다. ①새로운 형태의 대리문제, ②벤처캐피탈이 파견한 이사(constituency directors)의 의무와 책임, ③보수를 주식으로 받은 종업원 지위의 취약성, ④주주계약에 의한 지배의 문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