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제안권을 둘러싼 최근 미국에서의 논의

주주제안권은 행동주의 주주에게는 중요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미국 SEC의 Rule 14a-8은 적법한 주주제안이 있으면 회사에게 위임장서류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 과거 회사가 주주제안을 위임장서류에서 배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당해 주주제안이 배제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해서 SEC의 비조치 의견서(no-action letter)를 받아 배제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SEC는 당해 주주제안이 Rule 14a-8에 명시된 배제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내용적으로 심사(substantive review)했었다. 문제는 정권에 따라 SEC의 심사기준이 오락가락하는 것이었다. 주주제안권에 적대적인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후 2025년 11월 SEC는 업무부담을 이유로 내용적 심사를 포기하고 배제여부를 기업의 판단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아예 Rule 14a-8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오늘은 이러한 동향에 관해서 최근 Oregon대학의 Mohsen Manesh교수가 콜롬비아 블로그에 올린 간단한 포스트를 소개한다. Shareholder Advocates Are Fighting the Wrong Battle on Rule 14a-8 (2026.2.17.).

저자는 기관투자자업계에서 SEC의 내용적 심사를 복원할 것을 요구하고 행동주의 주주들이 Rule 14a-8이 효용대비 비용이 과다하다는 실증연구에 대해서 공격하는 상황을 소개하며 현재 Rule 14a-8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싸움의 대상을 잘못 선택하였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Rule 14a-8의 폐지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거로 트럼프의 행정명령, SEC 위원장의 발언, SEC의 발표 등을 제시한다. 저자는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최근에는 Grundfest나 Bainbridge 같은 보수적인 학자들도 그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Rule 14a-8의 폐지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에 따르면 그 규정이 폐지된다고 해도 주주가 제안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의 위임장서류에 자신의 제안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비용으로 독자적인 위임장권유를 해야하는데 그것이 통상 비현실적이어서 사실상 주주제안권이 폐지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전에 발표한 논문에서 주주제안권을 정관으로 제한하는 것도 유효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2024.3.26.자). 이번 포스트에서는 델라웨어 회사법상 권고적 제안권은 원래 포함되고 있지 않다는 Pinder의 논문(2025.12.28.자)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음을 언급하였다. 그러나 저자는 과연 Rule 14a-8이 폐지될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폐지되는 경우에는 이러한 논의는 모두 현실적으로 의미를 상실할 것임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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