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법에 관한 국제적 동향

기업집단에서 발생하는 회사법적 문제에 대한 대처방법은 나라에 따라 차이가 있다. 크게 보면 독일과 같이 회사법에 기업집단(콘체른)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영미와 같이 신인의무나 그림자이사와 같은 일반개념을 이용해서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나라도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학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것이었다. 다만 기업의 집단화와 국제적 활동이 날로 진전되고 있다 보니 기업집단법의 이상적인 모습에 대한 관심은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블로그에서도 그 문제는 수차 다룬 바 있지만(2022.6.28.자, 2023.4.25.자) 오늘은 보다 포괄적으로 이 문제를 검토한 최신 논문을 소개하기로 한다. Holger Fleischer, Ein internationales Konzernrechtspanoptikum: Allgemeines Gesellschaftsrecht oder spezielles Gruppenrecht, das ist hier die Frage, ZGR 2026; 55(1): 1–70. 저자는 함부르크 막스플랑크 외국법 및 국제사법연구소 소장으로 있는 저명한 회사법학자이다.

2026년 독일 법률가대회에서의 정책논의를 위해 작성한 이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6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II장에서는 먼저 독일 주식법의 콘체른 규정의 개요를 정리한 후 오스트리아법과 스위스법과의 차이를 언급한다. III장에서는 로마법의 영향을 받은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의 상황을 설명한다. 이들 세 국가의 기업집단법은 이른바 Rozenblum법리에 따라 “집단이익”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지닌다고 한다. IV장에서는 영국법과 미국법을 설명한다. 영미법은 독립적인 분야로서의 콘체른법은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기업집단회계에서는 다른 나라들을 선도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모회사가 자회사의 “사실상 이사” 내지 “그림자 이사”(shadow director)로 책임을 지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된다는 점과 소수주주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지만 자신의 이익보호를 위해서 “불공정한 침해의 구제”(unfair prejudice remedy)를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미국법에서는 소수주주의 보호를 지배주주의 신인의무를 인정함으로써 도모하고 있으며 이에 관한 최근 델라웨어주에서 벌어졌던 논란을 간단히 언급한다.

V장에서는 EU의 상황을 조망한다. 저자는 다양한 전문가집단의 의견을 언급하며 현재로는 체계적인 기업집단법이 채택될 여지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다. 저자는 각국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그룹이 미국의 모범회사법을 지향하며 마련한 유럽 모범회사법(European Model Companies Act)에 포함된 기업집단에 관한 규정들을 소개한다. (이 법의 문제에 관해서는 2022.6.28.자 참조)

VI장은 이상의 비교법적 검토의 요약으로 기업집단법의 다음 10가지 사항에 대해서 각국법의 차이점을 정리한다. ①기업집단의 현실(규모, 지배주주의 존재여부와 유형, 의사결정구조 등), ②기업집단회계, ③기업집단법의 존재여부, ④계약상 콘체른의 여지, ⑤기업집단에 대한 공포 또는 선호, ⑥기업집단과 관련된 기본원칙들(다른 회사주식 보유의 허용, 계열회사의 법인격, 기업집단의 독립적 법인격의 부정 등), ⑦자회사 채무에 대한 모회사의 유한책임원칙과 그 예외, ⑧집단이익과 Rozenblum법리, ⑨자회사 경영자가 자회사 이익을 도모할 의무, ⑩기업집단의 내부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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