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래만에 저명학자의 신간을 소개한다. John Coates, The Problem of Twelve: When a Few Financial Institutions Control Everything (Columbia Global Reports 2023) 저자는 Harvard Law School교수로 회사법과 금융법 전문가이다. Harvard에서 가르치기 전에는 Wachtell, Lipton이란 뉴욕의 일류로펌에서 파트너까지 지낸 바 있다.
이 책은 최근 영향력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인덱스펀드와 사모펀드이 야기하는 문제와 그에 대한 대처방안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소수를 표현하기 위하여 12라는 숫자를 사용하지만 소수의 인덱스펀드(이른바 Big Three로 불리는 BlackRock, Vanguard, State Street에 Fidelity를 추가한 4개의 펀드)와 사모펀드들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을 살펴보고 그것이 야기하는 정치적 위험과 그것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들을 검토한다.
책은 190페이지로 비교적 짧은 편이고 서론을 제외하면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인덱스펀드와 사모펀드가 득세하기 전인 20세기의 공개회사의 상황을 살펴본다. II장과 III장에서는 각각 인덱스펀드와 사모펀드의 대두를 조망한다. IV장에서는 이러한 펀드의 정치적 영향력과 그로 인한 위험에 대해서 검토한다. 또한 그러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하여 강구된 규제강화방안들을 언급한다. V장에서는 “What Can Be Done”이란 제목하에 자신의 개선안을 제시한다.
인덱스펀드나 사모펀드의 부상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이 블로그에서도 수차 다룬 바 있다(전자에 관해서는 예컨대 2022.12.20.자 포스트, 후자에 관해서는 예컨대 2022.10.4.자 포스트). 또한 pass-through와 client-directed voting(2023.3.21.자 등)과 같은 기관투자자의 의결권행사와 관련된 이슈나 ESG, 회사의 정치활동 등 현대 회사와 관련된 개별 이슈도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셈이다. 이 책의 미덕은 이런 구체적인 논점들을 인덱스펀드와 사모펀드의 부상이라는 미국 자본시장의 거대한 변화와 연결시켜 종합적, 체계적으로 논하고 있는 점이라고 할 것이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이라면 유투브에서 Coates교수가 책에 대해서 설명하는 동영상을 찾아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