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경제학논문에 의하면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가에서 모두 기업집중이 심화되었다고 한다. Yueran Ma, Mengdi Zhang & Kaspar Zimmermann, Business Concentration around the World: 1900-2020, NBER Working Paper 34711. 이 연구에 따르면 기업집중도는 매출, 순이익, 자기자본의 면에서 모두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예컨대 매출의 면에서는 상위 1% 기업이 20세기 초에는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했으나, 2010년대에 들어서는 이 비중이 약 80% 수준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다만 예외적으로 고용의 면에서는 상위 1% 기업이 약 50%를 차지하는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저자들은 이처럼 대기업의 고용비중이 상승하지 않는 이유를 자동화에 의존하기 때문으로 본다.
이 연구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당연히 한국에 관한 대목이다. 그 대목에서는 한국 연구자들이 참여한 다음과 같은 선행연구를 인용하고 있다. Choi, Jaedo, Andrei A. Levchenko, Dimitrije Ruzic, and Younghun Shim. 2025. “Superstars or Supervillains? Large Firms in the South Korean Growth Miracle.” NBER Working Paper 32648 (February 2025). 이 논문에 따르면 1972년에서 2011년 사이에 한국 경제는 거의 12배 성장하였는데 같은 기간 동안 대기업 집중도(특히 제조업 상위 3개사의 매출 비중)도 10.1%에서 28.5%로 대폭 상승했다. 논문은 이러한 기업집중의 심화를 초래한 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다방면으로 고도의 분석방법을 동원하고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그 부분은 내 이해범위를 초월한다. 논문의 결론은 기업집중의 심화가 정책적 특혜나 대기업의 국내 상품이나 노동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 때문이 아니라, 대기업의 높은 생산성 성장(higher productivity growth) 때문이며 이러한 생산성 성장이 결국 한국 경제의 고속성장을 견인했기 때문에 기업집중의 심화는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