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거래의 적용대상

우리 자본시장법은 내부자거래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증권을 “특정증권등”으로 제한한다(§174(1)). “특정증권등”에는 일반사채는 제외되지만 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이 포함된다(§172(1)). 그러나 농산물이나 원유와 같이 증권이 아닌 다른 투자대상의 거래의 경우에는 내부자거래규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오늘은 이 문제를 이론적으로 파고든 최근 논문을 소개한다. Andrew Verstein, Insider Trading and Position Limits, 72 UCLA L. Rev. 1014 (2025). 저자는 블로그에서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는 UCLA 로스쿨 교수로 증권법연구자이다.

저자는 내부자거래를 정보이용거래(informed trading)의 문제로 파악하고 내부자거래는 정보이용거래가 수반하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라고 규정한다. 미국에서 증권이 아닌 상품의 거래는 내부자거래의 적용대상이 아니지만 대신 투기적거래에 대해서 적용되는 거래한도, 즉 “투기적거래한도”(speculative position limits)가 내부자거래규제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5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I장에서는 내부자거래의 법적 적용범위를 정리한다. II장에서는 내부자거래를 규제하는 정책적 근거를 살펴본다. 내부자거래는 정보이용거래라는 점에서 시장가격의 정확성에 기여하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저자는 그 단점으로 일반투자자의 투자의욕감소와 아울러 시장조성자들의 매도호가와 매수호가사이의 스프레드가 내부자거래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확대되는 것을 든다. 저자는 내부자거래가 정보이용거래 중에서 특히 문제되는 것만을 제한함으로써 정보이용거래의 장점과 단점사이의 타협점을 찾은 것이라고 이해한다.

III장과 IV장에서는 투기적거래한도의 법과 정책을 설명하고 그것이 내부자거래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지적한다.

V장은 내부자거래규제와 투기적거래한도가 정보이용거래를 어느 범위에서 어떤 방식으로 규제할 것인가라는 일반적인 문제에 대한 대안적 접근방법이라고 이해한 후 그에 대한 이론적 분석을 시도한다. 저자는 어떤 경우에 어떤 접근방법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와 관련하여 리서치 비용을 비롯한 몇 가지 고려사항을 제시한다. 리서치 비용에 관한 그의 견해에 따르면 복잡한 증권분석을 통한 정보생산비용이 높은 증권시장에서는 그 정보를 이용한 거래의 이익을 정보생산자가 차지할 수 있어야만 그러한 정보생산을 한 인센티브가 생긴다는 점에서 금지대상인 정보이용거래를 내부자거래에 한정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정보생산비용이 낮은 상품시장에서는 작은 이익만 허용하더라도 정보가 충분히 생산될 수 있으므로 정보로 인한 이익을 다수의 거래자들에게 분점시킬 수 있는 투기적거래한도 방식의 규제가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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