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um AI와 회사법

근래 인공지능(AI)의 발전속도와 생활의 여러 방면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AI의 역할에 대한 법적인 분석은 다방면에서 진행 중이고 회사법과 자본시장법 분야의 관련 논점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다(최초의 예로 2021.1.8.자). 오늘은 양자컴퓨터에 기반한 AI의 회사법에 대한 영향을 다룬 최신 문헌을 소개한다. Michael R. Siebecker, Quantum AI and the Future of Corporate Law, 47 Cardozo Law Review 643 (2026). 작년 초에도 AI와 회사법의 관계에 관한 저자의 논문을 소개한 바 있는데(2025.1.25.자) 이번 논문에서 저자는 이 분야에 관한 자신의 다른 논문들도 다수 인용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Quantum AI는 양자컴퓨터의 계산능력을 토대로 한 초고성능의 분석도구를 가리킨다. 이번 논문에서 저자는 Quantum AI가 이사의 신인의무, 그중에서도 경영판단의 원칙과 감시의무의 두 가지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며 Quantum AI가 존재하는 오늘날에는 이사의 신인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종래 신인의무는 정보의 부족과 경영자의 전문성에 대한 존중을 전제하였다. 기존의 경영판단원칙에 의하면 이사는 중대한 과실(gross negligence)이 없는 한 책임지지 않는다. 또한 Caremakr판결에 의하면 이사는 합리적인 정보보고시스템의 “완전한 실패”(utter failure)가 없는 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러한 기존 법리는 인간이 “합리적 행위자”일 것을 전제하지만 실제로 행동경제학의 가르침에 따르면 인간은 주먹구구식 의사결정에 쉽게 끌릴 뿐 아니라 집단사고(groupthink), 과잉확신(overconfidence),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으로 인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사도 외부압력이 없다면 쉽게 이러한 함정에 빠질 것이기 때문에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Quantum AI를 활용하도록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즉 Quantum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리스크를 조기발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뮬레이션과 예측을 통해 의사결정의 질을 높일 수 있으므로 이러한 분석도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무시하는 경우에는 주의의무위반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기술기반의 합리적 주의(reasonable tech-enabled diligence)” 내지 “적극적 감독(proactive oversight)”이라고 부른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5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I장에서는 경영판단원칙과 감시의무의 연혁과 합리적 행위자라는 그 전제가 위험한 허구라는 점을 설명한다. II장에서는 행동경제학의 관점에서 이사회의 합리성이라는 전제가 지닌 취약성을 밝히고 이해관계자이익을 반영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III장에서는 Quantum AI가 이사회의 정보와 인식의 한계라는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를 논한다. IV장에서는 구체적인 법리의 재구성과 관련하여 경영판단원칙의 경우 “중과실”을 “기술기반의 합리적 주의”로 대체하고, 감시의무의 경우 “완전한 실패”를 “적극적 감독”으로 대체할 것을 제안한다. V장에서는 알고리즘의 편향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등 Quantum AI를 활용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논점들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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