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계약에서 아마도 가장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는 것은 진술 및 보증조항일 것이다. 이 조항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매도인쪽의 진술 및 보증이다. 매도인은 진술 및 보증의 대상을 자신이 인식한 것에 한정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매도인이 회사와 같은 조직인 경우 그 조직의 누구의 인식까지 매도인의 인식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가 문제될 수 있다. 기업인수계약에서는 이에 관해서는 상세한 규정을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천경훈, 진술 및 보증조항, 우호적 M&A의 이론과 실무(2) 40면). 오늘은 독일법상 기업인수거래에서 인식의 귀속에 따른 매도인의 기망을 매도인 책임의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한 논문을 소개한다. Joachim Drude, Arglist des Verkäufers kraft Wissenszurechnung beim Unternehmenskauf, NZG 2026, 1165. 저자는 기업인수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실무변호사이다. 저자는 매도인 자신의 고의적 기망에 대한 책임은 면제할 수 없지만 인식의 귀속에 따른 매도인의 기망은 면제할 가능성이 있고 그 점은 연방대법원의 2025년 판결에 의하여 보다 확실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기망은 인식이라는 요소와 기망의사라는 의사요소로 구성되는데 두 요소의 경우 모두 미필적인 것으로도 충분하다. 문제는 매도인이 회사인 경우 계약담당자는 몰랐더라도 회사나 대상회사의 다른 부서직원이 알고 있었다면 인식의 귀속원칙에 따라 인식요소가 충족될 수 있고 법원은 의사요소도 실질적으로 추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식의 귀속원칙에 따른 기망이 성립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저자는 먼저 인식의 귀속에 관한 연방대법원의 판례를 소개한다. 대법원이 인식의 귀속을 인정하는 근거로는 3가지가 있다. ①기관이론 – 기관구성원의 인식을 바로 법인의 인식으로 보는 전통적 이론이다. ②인식대표자(Wissensvertreter)이론 – 조직구조상 독자적으로 정보를 취득하고 전달할 지위에 있는 자의 인식을 법인의 인식으로 보는 이론이다. ③인식조직의무(Wissensorganisationspflicht) – 분업원리를 채택한 조직내에서는 내부적인 의사소통시스템을 통해서 횡적으로나 종적으로 정보를 공유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이론이다. 그 의무위반이 있는 경우에는 법인이 인식한 것으로 본다. 현재 ①이론은 포기된 것으로 보이나 ③이 ②를 보완하는 것인지 대체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한다.
논문의 핵심은 계약상의 대처방안에 관한 III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매도인 자신의 고의적 기망에 대한 책임은 민법 §123(1) 등의 규정에 비추어 계약으로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인식의 귀속원칙에 따라 성립하는 기망을 배제하는 것은 거래상의 위험배분에 관한 합의로 구성하면 유효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위험배분에 관한 합의로 볼 수 있기 위하여 필요한 구체적인 계약상의 조치에 대해서 상세히 논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소개는 생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