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라웨어법원이 이익충돌거래의 공정성에 대한 심사에서 실체적 심사로부터 절차적 심사로 초점을 이동하였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이론적 으로 분석한 연구는 별로 없었다. 오늘은 이러한 변화가 초래된 구조적 원인에 관해서 이론적으로 분석한 최근 논문을 소개한다. William W. Bratton & Simone M. Sepe, Substance and Process in Corporate Law: Theory and History, 50 Journal of Corporation Law 893 (2025). 저자들에 대해서는 지난 달에 게재한 포스트(2026.6.4.자)의 소개를 참조.
저자들은 법원이 실체적 심사를 회피하는 이유를 가치에 대한 이론의 부족에서 찾는다. 가치에 대한 이론이 부족하기 때문에 거래의 공정성을 직접 평가할 수 없고 전문가에 의존하게 되는데 전문가의 재량을 법원이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신 절차적 심사를 택하는 경우에는 가치의 문제를 회피할 수 있다. 절차와 그 운영은 법률가의 전문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법원은 법적 절차를 이해하고 그 준수 여부를 평가하는 능력을 잘 갖추고 있다. 이러한 인식면에서의 친숙함을 고려할 때, 법원이 절차적 심사로 기울어지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이 논문은 신인의무의 절차적 모델과 실체적 모델의 상대적 장점을 경제적 및 인식론적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I장에서는 실체와 절차사이의 전략적 선택을 논하기 앞서 강행규정과 임의규정, 룰과 스탠다드 사이의 전략적 선택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어서 II장에서는 절차적 모델과 실체적 모델의 상대적 장점을 경제적, 그리고 인식론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끝으로 III장에서 저자들은 경영판단원칙, 자기거래, 지배주주거래를 비롯한 주요 논점과 관련하여 델라웨어주 판례법리가 발전해 온 과정을 검토하여 자신들의 이론적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