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델라웨어 형평법원은 Zync v. Porsche et al (May 29, 2026)결정에서 두 가지 방면에서 스타트업 투자자의 책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하며 투자자의 각하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결정은 비록 각하신청단계의 결정이긴 하지만 두 가지 방면에서 중요한 판단을 담고 있다. ①5%주주도 자신이 지명한 이사의 신인의무 위반에 대한 교사·방조책임을 질 수 있다. ②회사의 자금조달행위에 대하여 계약상의 거부권을 가진 주주가 그 거부권을 회사이익을 침해할 목적으로 행사한 경우에는 묵시적 선의 조항의 위반으로 인한 책임을 질 수 있다. 이하에서는 하바드 웹사이트에 실린 로펌 변호사의 판례평석을 토대로 Zync결정을 소개한다.
1. 사실관계
자동차 기술 스타트업인 Zync는 전략적 투자자인 포르쉐로부터 290만달러의 어음을 받는 대신 5%의 주식을 제공하고 3인 이사 중 1인의 지명권을 부여했다. 투자계약에 따르면 포르쉐 지명 이사는 물론 포르쉐도 채무증권발행을 비롯한 중요행위에 대한 승인권을 가졌다. 어음조건에 따르면 포르쉐는 자금을 다섯 차례에 걸쳐 지급하기로 했으나 처음 두 차례 이후에는 지급을 지연함에 따라 Zync의 재무상태가 악화되었다. 포르쉐가 추가자금의 제공의사가 없음을 밝히자, 회사는 외부투자자로부터 투자받는 방안을 추진하였다. 회사가 포르쉐 지명이사의 의견을 묻자 그는 포르쉐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는 승인할 수 없다는 등의 핑계를 들어 승인을 미루다가 결국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던져 투자를 무산시켰다.
그후 사모펀드가 Zync를 5,000만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하자 이런 저런 이유로 시간을 끌던 포르쉐는 자신과 당해 이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사모펀드가 면제할 것을 요구했고 사모펀드가 이를 거부함으로써 인수거래도 좌절되었다. 그 결과 회사는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여 사실상 폐업하였다. 회사는 포르쉐와 당해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들이 법률상 구제 가능한 청구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의 소각하 신청를 하였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하였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신인의무 위반책임과 관련하여 먼저 포르쉐 지명 이사의 행위가 충실의무의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하고 나아가 포르쉐가 지명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을 교사·방조했을 가능성도 인정하였다. 포르쉐는 회사가 자금난에 빠져 있다는 사실과, 자신의 명시적 승인이 없으면 지명 이사가 거래를 승인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당해 이사에게 자금조달을 승인하지 말도록 지시했고, 이사가 그대로 따랐다는 원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교사·방조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법원은 포르쉐의 계약상 거부권에 대해서도 그 행사방식이 제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 포르쉐는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회사의 자금조달을 거부할 수 있지만, 회사를 해치기 위한 목적으로 거부권을 사용하는 것은 투자계약에 내재하는 신의성실 및 공정거래의 묵시적 의무의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법원은 주주가 자신이 지명한 이사의 행위로 인해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계약상 면책조항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법원은 그 조항의 문언이 불명확할 뿐 아니라 설사 포르쉐의 주장처럼 넓게 해석하더라도, 델라웨어법상 고의적이거나 악의적인(bad faith) 행위에 대한 책임까지 면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