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주 대법원이 1919년 선고한 Dodge v. Ford판결은 미국에서는 물론이고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판결이다. 당시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자동차회사인 포드가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종업원 복지와 소비자를 위한 자동차 가격인하를 추구한다는 핑계로 주주에 대한 특별배당을 중단하자 경쟁사인 동시에 주주인 닷지가 제소한 사안에서 법원은 회사는 주주이익에 봉사해야한다는 유명한 명제를 선언하며 고액의 배당을 지급할 것을 명하였다. 이 판결은 당초 주주이익우선주의를 명시한 판결로 알려졌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당시 포드가 배당을 중단한 것은 사회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경쟁사인 닷지가 배당을 받아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술책이었다는 지적이 정설로 자리잡게 되었다. 오늘은 이 판결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 논문을 소개한다. Mark J. Roe, Dodge v. Ford: What Happened and Why? (2021). 저자는 더 이상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회사법과 도산법의 대가로 하바드 로스쿨교수이다.
저자는 포드의 배당중단이 경쟁사인 닷지를 억압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당시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고 역설하며 대신 당시 포드가 처한 사업환경을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당시 포드의 주된 목표는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것으로서 그 목표달성을 위해서 대규모 공장을 신설하고 종업원들의 협조를 얻기 위하여 고임금을 지급하였기 때문에 배당여력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포드가 배당중단이 독점이윤의 추구를 위해서 필요한 조치라는 점을 내놓고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신 고상한 사회적 목적을 내세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닷지는 재판을 통해서 배당을 요구하는 한편으로 공장설립의 중단을 구하였고 전자는 성공했지만 후자는 결국 실패했다. 저자는 법원이 한편으로는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이사회의 경영판단을 존중하면서도 그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존중하지 않은 것은 일관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포드가 임금을 대폭 인상한 것이 독점이윤을 자본과 노동이 타협을 통해서 배분한 것으로 이해한다. 그는 일반론의 차원에서 회사는 독점이윤을 누리는 경우에 비로소 이해관계자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최근 이해관계자 이익을 좀 더 배려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현상은 다수의 대기업들이 독점이윤을 누리는 경제여건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