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nsen & Meckling 논문에 관한 사실과 오해

고전에 속하는 문헌일수록 후학들이 읽지 않은 상태에서 잘못 인용하는 사례가 많다. 회사법의 법경제학적 연구의 시발점이 된 Jensen과 Meckling의 고전적 논문(“Theory of the Firm: Managerial Behavior, Agency Costs and Ownership Structure”, 3 J. Fin. Econ. 305(1976))(“대상논문”)도 그에 속한다. 대상논문은 경제경영분야에서 가장 인용회수가 많은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학계에서의 영향력이 큰데 오늘은 그 논문에 대한 오해를 본격적으로 파헤친 흥미로운 논문 한편을 소개한다. Brian Cheffins, What Jensen and Meckling Really Said About the Public Company, Elizabeth Pollman and Robert Thompson (eds.), Research Handbook on Corporate Purpose and Personhood (2021). 저자는 과거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대학에서 캠브리지대학으로 이직한 후 국제학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회사법학자로 최근에는 특히 역사적 시각의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저자의 본론은 3개의 장으로 나뉜다. 먼저 II장에서는 대상논문의 기여를 대리비용이론을 제시하고 회사를 계약의 연결점으로 설명함으로써 회사법에 대한 법경제학적 연구의 틀을 마련했다고 본다. III장에서는 저자는 공개회사에 대한 대상논문의 관점에 관해서 사실과 오해를 구체적으로 대비하며 검토한다. ①대상논문이 공개회사의 대리비용문제를 시정하는 수단으로 독립이사, 인센티브에 입각한 경영자보수, 적대적 기업인수의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고 일반적으로 평가된다. ②대상논문의 저자들은 또한 주주이익지상주의를 옹호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평가된다. ③그러나 실제로 대상논문은 극적인 변화를 주장하기 보다는 현실을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독립이사의 도입이나 적대적 기업인수의 활성화를 주장한 것은 아니었고 인센티브에 입각한 경영자보수에 대해서는 다소 막연한 시사를 한 것에 불과했다. ④일반의 오해와는 달리 대상논문은 주주이익을 내세운 것이 아니고 회사의 목적에 대해서는 논의를 회피했다. ⑤대상논문에서 저자들은 공개회사를 비판하기 보다는 그에 대한 경의를 표시했다. 저자들은 대리비용이 0이 아니라고 해서 공개회사에서의 대리관계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봄으로써 기본적으로 보수적 태도를 견지했다.

IV장에서는 이처럼 대상논문에 대한 오해가 생겨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한다. 저자는 그 주된 이유를 공저자중 하나인 Jensen이 공개회사에 대한 태도를 180도 바꾸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즉 1980년대와 1990년대초에 발표한 Jensen의 바뀐 견해를 후학들이 대상논문과 잘못 연결시켰다는 것이다. 저자는 대상논문은 단순히 회사에 대한 이해를 위하여 쓰여졌는데 1980년대 레이건행정부의 규제완화에 발맞춰 계약설적 회사觀이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대상논문의 위상도 올라갔음을 지적한다. 이어서 저자는 Jensen이 어떻게 공개회사에 대해서 비판적인 견해를 갖게 되었는지의 과정을 회사법의 시대적 변화를 배경으로 추적한다.

대상논문은 경제학논문이고 Cheffins는 회사법학자이다. Cheffins의 논문은 오늘날 회사법학이 얼마나 경제학적 분석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도처에 담겨있는 양념 같은 이야기들은 논문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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