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의 감시의무는 현재 세계적으로 학계와 실무계의 주목을 받는 주제이다. 이 블로그에서도 그에 관해서 이미 여러 차례 다룬 바 있다. 이스라엘 Reichman University의 Roy Shapira교수는 그에 관한 논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다(예컨대 2021.1.25.자). 오늘은 그가 발표한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Roy Shapira, Conceptualizing Caremark, 100 Indiana Law Journal (Forthcoming).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사의 감시의무위반책임을 묻는 소송을 체계적으로 해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6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I장은 논의의 배경으로 감시의무가 “쓸모 없는, 이빨 빠진 호랑이”에서 주주의 중요한 무기로 대두하게 된 원인과 그 영향을 살펴본다. 저자는 감시의무위반책임을 묻는 청구를 댜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①정보시스템을 이유로 한 청구, ②위험신호(red-flag)를 이유로 한 청구, ③사업계획을 이유로 한 청구. ①은 위법행위에 대한 감시와 보고의 시스템을 구축할 이사의 의무를 토대로 한다. ②는 명백한 위험신호(warning sign)를 찾아내고 그에 대처할 이사의 의무를 토대로 한다. ③은 이사가 규제회피를 통해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막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감시의무의 위반은 이사의 악의(bad faith)를 요하는데 저자는 II장에서 IV장까지의 세 개의 장에서 각 유형에 대해서 그 악의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검토한다. 나아가 각 청구를 인정하는 정책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즉 ①의 청구에 관한 II장에서는 이사가 감시활동을 어느 범위까지 타인에게 위임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저자는 그와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사업에 치명적인”(mission critical)인지 여부라고 지적하고 ①의 청구는 이사의 “의도적인 외면”(willful blindness)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②의 청구에 관한 III장에서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clear and present risks)에 관한 신호가 존재함에도 그것에 대처하지 못한 경우에만 악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②의 청구를 인정하는 근거를 “형식적인 준수”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③의 청구에 관한 IV장에서는 저자는 법원이 법적 의무의 명확성과 그 의무위반의 반복성에 초점을 맞춘다고 주장하며 ③의 청구를 인정하는 근거를 대리비용과 아울러 외부효과를 최소화하는 것에서 찾는다.
V장에서는 감시의무소송의 절차적 측면에 관한 일곱 가지의 쟁점을 검토한다. 쟁점 중 강화된 증거개시(discovery)를 비롯한 다섯 가지는 최근 소송에서 부각된 것이다. 끝으로 VI장에서는 정책적인 함의를 살펴본다. 최근 강화된 감시의무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법원이 참고할 사항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