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동북아와 동남아의 10개 주요 법대들이 참여하는 Asian Corporate Law Forum이란 연구플랫폼이 출범하였다. 창립회의는 싱가폴의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서 개최되었고 두 번째 회의는 지난 3월25일과 26일 양일에 걸쳐 태국 방콕의 출라롱콘대학에서 개최되었다. 서울대도 창립회원기관이고 개인적으로는 그 모임을 주도하는 Puchniak교수와도 친한 사이라 응원 겸해서 다녀왔다. Puchniak교수가 예우차원에서 첫 번째 세션의 사회를 맡겨주었는데 그 바람에 동경대 이이다(飯田秀総)교수의 발표논문을 접하게 되었다. Hidefusa Iida, Beyond Anglo-Saxon Models: Japan’s Unique Approach to M&A and Its Impact on Shareholder Activism and Sustainability (2025).
이 논문은 영문이라 일어를 해독하지 못하는 분들도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M&A에 관한 일본법의 주요 논점들을 포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라고 판단되기에 소개한다. 저자인 이이다교수는 M&A분야에 이미 몇 권의 무게 있는 연구서를 출간한 바 있는 중견 회사법학자이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II장에서는 일본의 M&A법이 취하고 있는 회사가치기준과 주주의사의 존중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본다. III장에서는 부분적 지분인수를 허용하는 일본법의 논거를 검토한다. IV장에서는 회사가치기준과 주주의사존중원칙이 주주행동주의와 지속가능성의 논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언급한다.
이상의 논점에 관한 저자의 견해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①경영권방어의 상황에서 판단기준이 되는 것은 회사가치인데 그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주주의 의사이다.
②주주의 의사를 존중하다 보면 최고의 매수가격을 제시한 인수자를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것이 반드시 회사가치의 최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③그렇지만 주주가 반드시 회사가치를 최대화하는 기업인수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서 이사회가 주주 승인 없이 포이즌필을 작동시키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사회가 자신의 사익을 위해서 그 권한을 남용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④부분적 공개매수를 일반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일본법은 실증연구에 의하면 폐해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 그러므로 잠재적인 폐해에 대해서는 부분적 매수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기 보다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방어수단을 허용함으로써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⑤일본법은 미국의 경우에서처럼 5%나 10% 같이 낮은 발동요건의 反행동주의적 포이즌필을 허용할 가능성은 낮다.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경영과 관련하여 회사가치에 반영되지 않는 요소들은 기업인수법상 이사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없다.
저자는 일본법은 원칙적으로 부분적 공개매수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EU법과 차이가 있고 주주의사를 우선한다는 점에서 미국법과 차이가 있지만 일본법의 독자적인 태도가 나름의 합리성이 있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