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가 보유하는 주식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그들의 역할에 대한 관심도 당연히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그야말로 무수한 논문이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하바드법대의 Bebchuk이 주도하는 일련의 연구이다. Bebchuk은 최근 발표한 인덱스펀드에 대한 방대한 논문에서 인덱스펀드의 스튜어드십 활동이 미흡한 현실과 그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이 논문에 대해서는 학계와 업계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와 관련하여 다음에 소개하는 연구가 관심을 끈다. Marco Becht, Julian Franks and Hannes F. Wagner, Corporate Governance Through Voice and Exit (2019)
이 연구는 영국의 특정 자산운용업자의 스튜어트십 활동에 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활동이 거래와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 논문의 토대가 된 데이터는 Aberdeen Standard Investments이란 세계 30대 자산운용업자의 영국주식투자팀이 투자대상회사와 관련하여 취한 행동에 관한 것이다. 영국주식투자팀은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거버넌스와 스튜어드십(G&S)그룹으로 구성되는데 투자대상회사에 개입(engagement)하는 것은 G&S그룹이다. G&S그룹의 개입활동은 거버넌스와 관련하여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Governance Health Warning: GHW) 회사들에 특히 더 집중된다. G&S그룹이 회사에 개입하는 빈도는 주총이 가까워질수록 높아지는데 특히 반대표를 던지기 전에는 약 3배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G&S그룹이 관심을 갖는 안건은 이사선임, 감사인선임과 보수, ESG 등이다. G&S그룹은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에 대해서 감독과 개입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 정보는 펀드매니저의 거래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 논문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애널리스트 의견변경, 의결권행사, GHW리스트편입의 세 가지 이벤트이다. 저자들은 이 세 가지 이벤트의 경우에 모두 거래가 증가했고 그에 따라 펀드의 수익률도 높아졌음을 발견했다. 가장 수익률 증가에 기여한 것은 애널리스트 의견변경이었다. 저자들은 이런 사실에 비추어 G&S의 감독과 개입을 통해서 얻은 정보가 거래에 영향을 주고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이 논문의 특징은 당초부터 개입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가 아닌 일반적인 자산운용업자의 스튜어드십 활동을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이다. 다만 데이터가 하나의 자산운용업자, 그리고 영국 자본시장에 국한된 것이기 때문에 섣불리 일반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