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8.7자 포스트에 이어 다시 Duke Law School의 Gina-Gail S. Fletcher교수 논문을 소개한다: Gina-Gail S. Fletcher, Engineered Credit Default Swaps: Innovative or Manipulative? 94 NYU Law Review 101(2019) 이 논문은 CDS에서 일방당사자가 준거채무자와 거래를 통해서 신용사건(credit events)의 발생 또는 불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다섯 개의 파트로 나뉜다. Part I은 CDS에 관한 일반론으로 그 개요와 CDS시장, ISDA의 역할을 간단히 설명한다.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을 담고 있지만 신용사건의 발생여부를 결정하는 Credit Derivatives Determinations Committee란 장치에 대한 설명은 내게도 유익했다.
본론이 시작되는 Part II에서는 CDS의 일방당사자가 신용사건의 발생에 간섭하는 3가지 경우와 현실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➀불이행을 창출하는 경우로 보장매입자가 준거채무자에게 준거채무를 불이행할 것을 조건으로 준거채무자에게 유리한 조건의 신규자금을 제공하는 경우이다. ➁반대로 보장매도자가 준거채무자가 신용사건의 발생을 피할 수 있도록 자금을 제공하는 등으로 도와주는 경우이다. ➂보장매도자가 준거채무자에게 자금을 제공하여 준거채무를 자회사나 계열회사로 이전함으로써 준거채무자의 불이행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경우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문제가 심각한 것은 ➀이다.
Part III은 이 같은 신용사건에 대한 간섭을 목적으로 하는 거래가 어떠한 효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서 검토한다. 저자에 의하면 그런 간섭거래는 준거채무자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CDS거래당사자에게는 “제로섬”적인 성격을 가진다. 문제는 제3자, 즉 시장에는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미친다는 것이다. 만약 시장의 규율에 의하여 이런 문제점이 통제될 수 있다면 규제의 필요가 없을 수도 있는데 정보비대칭과 높은 거래비용으로 인해서 시장의 규율이 작동할 수 없고 결국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Part IV에서는 이 같은 간섭거래에 적용될 여지가 있는 기존의 법적 장치 3가지를 차례로 살펴본다. ➀간섭거래가 1934년 증권거래소법과 1936년 상품거래소법에 의한 시세조종에 해당하는지 여부, ➁간섭거래가 계약법상 “선의와 공정거래에 관한 묵시적 약정”(the implied covenant of good faith and fair dealing)에 위반한 것인지 여부, ➂간섭거래가 ISDA의 Master Agreement에 의하여 존중되는지 여부. 저자는 이 세 가지 법적 장치가 모두 간섭거래를 규율하는데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Part V에서 각 법적 장치 별로 간섭거래를 적절히 규제하기 위한 제안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