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Enriques교수를 비롯한 유럽학자들이 독일과 이태리 회사법의 경직성이 미국 스타트업투자에서 활용되는 사적조정장치의 도입을 가로막고 있음을 지적한 논문을 소개한 바 있다(2025.4.9.자). 회사법의 경직성에 대한 이러한 비판은 이제 널리 지지받고 있다. 그리하여 EU에서는 최근 스타트업에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회사형태를 도입하기 위한 규칙(Regulation)안이 발표된 바 있다. 오늘은 그 규정안에 대한 Enriques교수를 비롯한 저자들의 평가를 담은 논문을 소개한다. Luca Enriques, Casimiro A. Nigro & Tobias H. Tröger, Templates in the EU Inc. Regulation Proposal (2026). 이 규칙안은 아직 성립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논문은 스타트업에 적합한 회사형태에 관한 논점들을 파악하는데 유용하다.
규칙안은 통상 EU Inc.라고 불리는 새로운 회사형태를 EU차원에서 도입하기 위한 것으로 그것을 통해서 법적 분열상태의 개선, 운영상 부담의 경감, 회사설립의 촉진, EU내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규칙안은 장차 모범정관을 제시할 예정이므로 이용자들의 비용 경감에 기여할 것이지만 스타트업의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고 저자들은 비판한다.
저자들의 비판은 다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벤처투자자의 이익보호를 위해서는 정관 외에 주주간계약도 중요한데 규칙안은 주주간계약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②모범정관을 작성하는 과정이 일반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벤처투자자의 수요를 반영될 수 있을지가 불분명하다. ③규칙안이 공정성(fairness)을 중시하는데 그것이 벤처투자자의 경제적 수요를 충족하는데 장애물로 작용될 우려가 있다. ④규칙안의 안전항적 효과는 설립단계에 한정되고 있어 그에 따른 권한배분과 권한행사의 효력이나 공정성에 대해서 설립이후에 다툼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저자들은 4가지 개선안을 제시한다. ①모범주주간계약의 추가, ②벤처캐피탈에 적용되는 문건을 위한 독자적인 작성절차, ③공정성요건의 후퇴, ④안전항적 효과의 적용기간을 설립단계에 한정하지 않고 그 이후에도 연장할 것.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B장에서는 규칙안이 나오게 된 경위를 설명한다. C장은 스타트업 투자에서 발견되는 계약상의 수요와 독일이나 이태리 같은 나라의 회사법의 경직성이 그러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막는 상황에 대해서 지적하고 미국에서와 같은 스타트업 투자실무에서 통용되는 계약상의 장치가 허용될 수 있도록 회사법을 개정하는 몇 가지 방안을 소개한다. D장은 앞서 언급한 규칙안에 대한 비판을, 그리고 E장은 저자들의 개선안을 각각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