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창업자가 회사를 조기에 퇴직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하여 이른바 퇴직자조항(leaver clause)이란 것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독일법상 이 조항의 효력을 검토한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Johannes Gansmeier, 「Gesellschafts- und arbeitsrechtliche Rahmenbedingungen von Leaver-Klauseln im Gründer-Vesting – Strukturprinzipien – Dogmatische Einbettung – Einzelprobleme」, ZHR 190 (2026), 57–95면. 저자는 Grigoleit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뮌헨대학 연구소의 연구원이다.
퇴직자조항이란 창업자의 보유주식에 대한 권리를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점진적으로 확정시키며(이른바 vesting) 창업자가 퇴사하는 경우에는 확정된 보유주식을 강제소각하거나 다른 주주에게 강제양도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퇴직자조항은 창업자의 지속적 근무를 유도하고 퇴사한 창업자의 경제적, 지배구조적 참여를 종식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퇴직자조항은 실무상의 필요라는 관점에서 유효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저자는 퇴직자조항은 회사법의 관점에서는 물론이고 노동법상의 관점에서도 유효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노동법상의 관점은 창업자도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견해에 입각한 것인데 우리의 관점에서는 아직 거리가 있는 견해라는 점에서 이곳에서는 회사법상의 검토만을 살펴본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II장은 퇴직자조항의 vesting구조를 개관한다. 저자는 vesting이 창업자를 재직하도록 만드는 기능과 퇴사한 창업자를 주주지위에서 배제하는 기능을 갖는다고 본다. 저자에 따르면 vesting구조는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①vesting이 발생하는 구체적 조건, ②퇴직자조항, ③퇴직시의 보상. ①과 관련하여 창업자의 권리확정에 필요한 기간은 통상 36~48개월이고 처음 12개월 정도는 권리확정이 시작되지 않는 유보기간을 둔다. 유보기간 후에는 매달 일정한 비율로(예컨대 1/48) 권리가 확정된다. ②와 관련해서 창업자가 퇴사하면 보유주식은 창업자의 의사에 관계 없이 강제소각되거나 강제양도된다는 규정이다. ③은 창업자의 주식을 회수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금액을 정하는 규정이다. 그 금액은 창업자가 선한 퇴사자(good leaver)인지 악한 퇴사자(bad leaver)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전자는 질병, 장애 등 창업자가 통제할 수 없는 사유로 인한 퇴사를 가리키고 후자는 자진퇴사나 중대한 귀책사유로 인한 퇴사를 가리킨다. 전자의 경우에는 vesting된 부분은 공정가치를 지급하고 vesting되지 않은 부분은 장부가치를 지급하는 식으로 차등을 두는 것이 보통이다. 반면에 후자의 경우에는 장부가치를 지급하는 것이 보통이다.
III장에서는 퇴직자조항의 효력을 회사법과 노동법의 관점에서 검토하지만 이곳에서는 전자만을 소개한다. 저자는 회사법상 논의의 출발점을 주주에게 객관적 이유 없이 임의로 다른 주주를 회사에서 축출할 수 있는 권리(Hinauskündigungsrecht)를 조항을 원칙적으로 민법상 공서양속(BGB §138(1))에 반하여 무효로 보는 연방대법원판례에서 찾는다. 대주주가 축출권이 있으면 소수주주는 소수주주권을 사실상 행사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근거로 든다. 그러나 저자는 자유로운 축출이 아니라 객관적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의 축출은 그러한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효력이 인정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IV장에서는 이러한 관점에 입각하여 퇴직자조항의 효력여부를 검토한다. 먼저 실무상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퇴직자조항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이어서 퇴직자조항의 효력을 다룬 두 건의 Berlin항소법원 판결을 검토한 후 문제없는 창업자조항과 무효가능성이 있는 창업자조항의 예를 나누어 제시한다.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사유에 따른 해임이나 자진퇴사의 경우는 전자에 속하고 이유 없는 경영자해임은 후자에 속한다. 끝으로 저자는 투자자가 창업자의 역량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이유로 18개월 정도의 시험기간(Erprobungszeit) 동안은 퇴직자조항의 유효성을 인정하자고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