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MBK파트너스라는 유명 사모펀드가 인수한 홈플러스가 파산 직전에까지 이르러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 밖에도 사모펀드의 투자실패나 심지어 사기가 문제된 사례로 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조성되어 규제로 이어지기도 했다. 예전부터 미국에서는 사모펀드의 단기적 이익추구를 둘러싼 찬반론이 끊이지 않았다. 오늘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사모펀드 투자의 문제점을 지적한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Jeffrey N. Gordon & Dorothy S. Lund, Private Equity’s Accountability Deficit: The Case for Mandatory Disclosure (2026). 저자들은 Columbia Law School에 재직하는 저명 교수들로 이미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다.
저자들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사모펀드의 중요성이 높아졌음에도 전통적으로 사모펀드의 책임성을 담보하던 (IPO나 다른 회사에 대한 매각을 통한 투자회수라는) 전통적 장치가 크게 약화되었다고 지적하며 이는 거시적으로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과 심지어 시스템리스크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사모펀드가 투자한 일정 규모 이상의 대상회사에 대해서 강제공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I장에서는 이처럼 사모펀드 투자의 책임성을 담보하는 장치가 약화되기에 이른 과정을 살펴본다. 저자들은 사모펀드의 유래를 1980년대의 leveraged buyout(LBO)에서 찾는다. 그 비즈니스 모델은 GP가 LP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대상회사를 인수한 후, 경영자에게 강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동시에 부채비율을 높임으로써 경영개선의 압력을 가하여 기업가치를 상승시킨 후 바로 매각하여 단기에 고수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전통적인 사모펀드 투자의 책임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요소로 다음 3가지를 든다. ①2%의 운용보수와 20%의 성과보수라는 고강도 인센티브, ②통상 4~5년, 길어도 약 10년이라는 사모펀드의 존속기한과 그에 따른 투자회수(exit) 압력, ③높은 부채비율을 통한 채권자 감시와 비용통제. 저자들은 최근 이 세 요소가 모두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중에서도 ②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들에 따르면 상장회사는 지속적인 공시와 주가를 통해 경영성과가 평가받는데 비하여 사모펀드가 투자한 대상회사의 경우에는 그러한 기제가 작동하지 않으므로 오로지 투자회수시점에 평가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최근에는 IPO나 전략적 인수인에 대한 매각보다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다른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사례가 많아짐에 따라 객관적인 평가의 기회가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들은 투자회수 이외에 다른 통제장치들도 별로 기능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최근에는 GP가 성공보수 대신 운용보수를 안정적으로 취득하는 것에 만족하는 나머지 투자회수시점 자체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한다.
II장에서는 이처럼 책임성 담보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사모펀드는 마치 과거의 복합적 기업집단(conglomerate)과 유사한 문제점을 발생시키며 결국 거시적으로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III장은 이러한 책임성 담보장치의 마비가 자동적인 버블의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고 마침내 시스템리스크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IV장에서는 중요한 대상회사의 경우에는 비공개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공시의무를 부과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몇 가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