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elis판결과 델라웨어 회사법 개정에 관한 실증적 검토

일부 주주에게 이사회 결의사항에 대한 광범한 거부권을 부여한 계약의 효력을 부인한 델라웨어 형평법원의 Moelis판결(2024.3.5.자)과 그 판결의 효과를 뒤엎기 위한 회사법개정(S.B.313)(2024.4.2.자)은 미국 회사법 학계와 실무계의 가장 “핫한” 주제에 속한다. 그에 관한 논의는 이미 몇차례 소개한 바 았으나(2025.2.24.자; 2024.7.9.자 등) 오늘은 실증적 관점에서 그 문제를 분석한 최신 문헌을 소개한다. Gladriel Shobe et al., Moelis and Private Equity in the Public Market, Yale J. Reg.(forthcoming). 3인의 저자들은 모두 브리검영대학 로스쿨 교수들인데 그들 중 William W. Clayton교수의 사모펀드에 관한 논문은 이 블로그에서 소개한 바 있다(2022.10.4.자).

이 논문은 이제껏 주로 이론적 관점에서 진행된 찬반 논의와는 달리 구체적인 실증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다. 저자들은 2010년에서 2021년 사이에 실시된 1,362건의 IPO에서 주주에게 부여된 계약상의 권한을 조사한 후 다음 3가지 점을 지적한다. ①Moelis판결에서 무효선언된 것과 같은 광범한 승인권이 부여되는 경우는 실제 매우 드물다. ②대부분의 경우 계약상 승인권을 보유하는 것은 사모펀드로 IPO후 지분이 일정 비율이하로 감소하는 경우에는 그 승인권이 소멸되게 되어있으므로 실제로 Moelis판결의 영향을 받는 회사 수는 많지 않다. ③실제로 많은 회사들은 주주에게 회사의 의사결정에 대한 통제권을 Moelis판결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부여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이런 이유로 저자들은 S.B. 313은 그렇게 시급한 것도 아니었을 뿐 아니라 주주에게 승인권을 무제한 부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너무 과도한 개정이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이러한 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배경으로 사모펀드의 영향력을 지목한다. 구조적으로 단기간 내에 투자를 회수할 필요가 있는 사모펀드로서는 회사의 의사결정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데 신인의무의 구속을 받는 차등의결권주식보다 계약상의 승인권이 더 편리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S.B. 313은 변호사들로 구성된 Corporation Law Council이 작성하였는데 사모펀드가 대형 로펌의 가장 큰 고객에 속한다는 점에서 이들 변호사가 사모펀드의 수요를 반영한 입법을 추진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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