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투자에 이용되는 기구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크게 회사형과 신탁형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신탁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비하여 미국에서는 회사형인 뮤추얼펀드의 비중이 훨씬 크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자본시장법이 회사형은 물론 신탁형도 함께 규율하고 있는데 반하여 미국의 집합투자 규제법인 투자회사법(Investment Company Act)은 회사형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신탁형은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그 이유는 신탁형은 종업원 퇴직연금의 수단으로 이용될 뿐이고 종래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으로 되어 있었기 투자자 보호의 필요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집합투자에 관한 연구는 뮤추얼펀드에 집중되었고 투자신탁은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퇴직연금에서 확정기여형이 허용되고 그 비중이 확대되어 최근에는 30% 정도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오늘은 투자신탁에 관한 연구의 공백을 메워주는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Natalya Shnitser, Overtaking Mutual Funds: The Hidden Rise and Risk of Collective Investment Trusts, 134 Yale Law Journal 134 (2025). 저자는 Boston College Law School에서 회사법과 노동법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논문은 서론과 본론을 제외하면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I장에서는 투자신탁의 연혁과 발전과정을 설명한다. 저자는 집합투자에서 투자자의 자금이 뮤추얼펀드에서 투자신탁으로 급속히 이동하게 된 이유를 낮은 수수료와 규제상의 장점에서 찾고 있다. 뮤추얼펀드와 달리 투자신탁은 보유주식의 의결권행사결과를 공시할 의무가 없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의무도 없다.
II장에서는 투자신탁시장의 현황을 살펴본 후 투자신탁의 구조와 규제에 대해서 검토한다. 투자신탁은 사용자가 스폰서의 역할을 하고 운용은 은행이나 신탁회사가 한다. 저자는 은행규제기관, 노동부, SEC, 국세청의 규제를 언급한 후 (확정기여형) 투자신탁이 뮤추얼펀드와 기능면에서 동일하다는 점에서 규제의 내용과 수준을 동일하게 가져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른바 “기능적 규제”(functional regulation)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III장에서는 투자신탁이 제기하는 기업지배구조와 증권법상의 논점들을 제시한다. 기업지배구조에서의 기관투자자의 행동주의와 관련하여 기존 연구가 뮤추얼펀드에 집중되고 투자신탁의 역할이 소홀히 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또한 투자펀드의 구조에 관한 Morley교수의 이른바 “분리구조”이론은 뮤추얼펀드만을 전제한 것으로 투자신탁의 경우에 대해서는 설득력이 떨어짐을 지적한다. 즉 Morley교수는 투자회사의 경우 투자자와 펀드매니저를 분리시키는 구조를 취함으로써 펀드 투자자들이 매니저를 통제할 권한은 없지만 대신 자유로운 투자회수권을 갖기 때문에 그것을 통해서 매니저를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2021.5.14.자). 저자는 투자신탁의 경우 투자자는 아무런 의결권도 행사할 수 없고 투자회수권도 제한되는 반면에 스폰서인 사용자가 ERISA법상 투자신탁을 계속적으로 감독할 의무가 있지만 사용자는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기에 적합지 않다고 지적한다.
끝으로 IV장에서는 투자신탁을 사용자가 채택하는 퇴직연금제도와 결부시키는 것에서 발생하는 장단점을 논한다. 투자신탁이 수수료가 낮고 융통성이 있는 반면에 투명성이 떨어지고 투자자보호가 미흡하다는 점, 투자신탁에 적용되는 은행규제가 확정기여형 투자신탁의 투자자보호에는 미흡하다는 점 등에 대해서 언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