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본시장법의 목적 중 하나로 제시된 자본시장의 효율성은 가격의 정확성과 유동성(liquidity)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그런데 증권가격의 정확성에 관한 연구는 많이 있지만 유동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미국에서도 별로 없다고 한다. 오늘은 유동성에 관한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Kevin S. Haeberle, Securities Regulation’s Liquidity Rationale (2026). 블로그에서 처음 소개하는 저자는 University of California(Irvine)의 교수이다.
논문은 증권규제의 근거로서의 유동성을 이론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기존의 연구가 유동성을 가격의 정확성에 종속되는 개념처럼 다룬 것과 달리 그것과 증권규제와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증권규제를 강제공시, 내부자거래, 기타의 증권사기의 세 가지 핵심영역으로 나누어 유동성과 각 영역사이의 관계에 대한 기존의 연구결과를 설명한 후 그 한계를 비판한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I장에서는 위에 언급한 세 가지 핵심영역을 간단히 조망한다. II장에서는 유동성에 관한 기존의 설명을 제시한다. 저자는 유동성에 관한 논의를 두 단계로 나누어 검토한다. 1단계는 증권규제가 증권시장의 유동성을 개선한다는 논의이고 2단계는 개선된 유동성은 사회적 편익을 제공한다는 논의이다. 저자는 I단계의 논의를 각 핵심영역 별로 나누어 검토하는데 특히 내부자거래규제가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에 비중을 둔다. 저자는 내부자거래규제가 유동성을 개선한다는 견해를 투자자의 신뢰확보를 비롯한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저자는 2단계에서 개선된 유동성이 제공하는 사회적 편익을 일반적 편익과 4가지 특별한 편익으로 나눈다. 저자는 유동성이 개선되면 시장에서의 자발적 거래가 증가하게 되는데 자발적 거래는 그 자체로 거래당사자들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일반적 편익으로 지적한다. 4가지 특별이익으로는 자원배분의 개선, 위험배분의 개선, 주식기반보수의 개선, 주식가격의 정확성의 개선을 제시한다.
III장에서는 유동성에 관한 기존의 연구를 비판한다. 먼저 저자는 이제까지 유동성에 대해서는 일부 영역에 국한된 연구만이 존재할 뿐,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없고, 유동성이 어떻게 사회적 편익을 낳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연구도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어서 저자는 법학자들의 기존 연구의 문제점을 ①그들이 언급한 부분의 문제점과 ②언급하지 않은 부분의 문제점으로 나누어 비판한다. ①과 관련해서 저자는 기존의 연구가 단정적인 주장이나 의심스런 주장들을 많이 담고 있다고 비판한다. 의심스런 주장의 예로 Macey이 자신의 책에 쓴 가격의 정확성이 시장 유동성의 필요조건이라는 주장을 든다. 저자는 가격이 펀더멘탈에서 괴리된 경우에도 시장 유동성이 높은 경우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Macey의 주장은 타당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한다. ②와 관련해서는 기존 연구가 빠뜨린 부분을 지적하는데 대표적인 예로 기존 연구는 1단계의 논의에서 주로 매도호가와 매수호가 사이의 스프레드(bid-ask spread)만을 다루는데 미체결 지정가주문(non-marketable limit orders)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비판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