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조직에 대한 회계기준제정권의 위임

우리나라에서는 회계기준의 제정은 민간조직인 한국회계기준원이 담당하고 있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인데 미국에서는 FASB(Financial Accounting Standards Board: 재무회계기준원)가 같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오늘은 이같이 민간조직에 회계기준과 같은 공적규범의 제정을 위임하는 “private ordering”의 문제점을 다룬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Steven L. Schwarcz, Rethinking Private Ordering: The Financial Disclosure Quandary, 2027 UNIVERSITY OF ILINOIS LAW REVIEW (forthcoming 2027). 저자는 블로그의 단골손님이라고 할 수 있는 Duke Law School의 금융법대가이다.

저자는 민간조직에 한 권한위임을 완전한 위임과 제한적 위임으로 구분한다. 금융위원회가 회계기준원이 작성한회계기준의 승인권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제한적 위임에 속하고 정부의 승인권이 없는 미국의 경우는 완전한 위임에 해당한다. 저자는 완전한 위임의 문제점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에 의하면 완전한 위임은 전문성을 확보하고 정치적인 압력을 차단하는데는 효과적이지만 정통성(legitimacy)의 면에서는 문제가 있다. 저자는 두 가지 취약점을 제시하는데 하나는 FASB에서 회계기준을 작성하는 전문가들이 역시 회계사로서 자신들의 이익에 치우칠 위험이고 다른 하나는 회계사업계를 비롯한 특정 이익집단으로부터의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할 위험이다. 저자는 FASB가 채택한 일반회계기준(GAAP)이 이른바 경직적인 rule-based 시스템을 채택함과 동시에 회계사들에게 rule의 적용을 회피할 수 있는 편법(loopholes)을 제공하고 있는 것을 이러한 취약점의 발현으로 보고 그 구체적 예로 엔론과 리만브라더스의 편법적인 회계처리를 든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5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I장에서는 재무공시분야에서의 규범제정권의 위임이 발생하게 된 연혁을 조망하고 EU와 영국의 상황과 그곳에서 채택하고 있는 IFRS의 principle-based 시스템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한다. II장에서는 규범제정권의 위임을 효율성과 정통성의 관점에서 평가한다. III장은 그러한 위임의 위험성이 발현된 구체적인 사례인 엔론의 몰락, 리만브라더스의 도산, Carillion의 실패를 검토한다. IV장에서는 그러한 실패사례에서 규범제정권의 위임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한다. 끝으로 V장에서는 FASB와 GAAP를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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