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어쏘” 변호사의 역할

업로드할 대상을 고르다 보면 아무래도 실무가들 관심을 끌만한 글을 만나기 어렵다. 오늘 소개할 글은 모처럼 실무가들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글이다. Cathy Hwang, Value Creation by Transactional Associates, 88 FORDHAM L. REV. 1649 (2020) 이 글의 장점은 ➀ 짧고, ➁ 어쏘 변호사들의 실제 역할을 현실적이면서도 이론적인 시각에서 다루고 있으며, ➂ 저자의 위트가 가득 담긴 매우 유쾌한 글이라는 점이다. 학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다음 두 가지 면에서 아주 유익하다. ➀ 계약에 관한 최근의 다양한 학문적 논의에 대해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➁ 장차 우리 로스쿨 강의에서 transaction에 관한 교육을 어떻게 강화해야할 것인지에 대해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저자는 로펌에서 M&A 어쏘 변호사로 일하다 현재 유타대학 로스쿨에 재직하는 소장 학자로 최근 비즈니스계약에 대한 이론적 논문을 많이 발표하고 있다. 발표한 논문이 2017년과 2018년 연이어 Top10 논문으로 선정되었을 정도이니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매우 우수한 학자로 보인다.

로펌 변호사의 역할에 대한 이론적 논문의 효시는 길슨 교수의 다음 논문이다. Ronald J. Gilson, Value Creation by Business Lawyers: Legal Skills and Asset Pricing, 94 YALE L.J. 239 (1984) 이 논문이 발표된 이후 로펌 변호사의 기능에 관한 이론적 논문이 상당 수 발표된 바 있다. Hwang교수는 이들 논문은 모두 적어도 부분적으로 일리가 있으나 이들은 모두 파트너 변호사의 역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어쏘 변호사의 기능을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예컨대 M&A와 같은 복잡한 거래에서 어쏘 변호사는 전체 거래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통일성을 유지하도록 담보하는, 다소 따분하지만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Hwang교수의 이야기는 아마도 우리 로펌의 어쏘 변호사들에게도 상당부분 들어맞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글을 읽고 나니 특히 요즘 들어 속된 말로 잘나가는 실무가들이 학교로 전직하는 사례가 왜 늘고 있는지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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