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관한 다양한 법률문제들 중에서 아마도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기업의 도산위험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의 문제일 것이다. 정상적인 도산절차로는 엄청난 수의 대상기업을 처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산절차 외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이미 각국에서 진행 중이다. 오늘은 이와 관련해서 최근 Eidenmüller교수와 van Zwieten교수가 콜럼비아대 블로그에 올린 흥미로운 글(Horst Eidenmüller and Kristin van Zwieten, The Case for Creditor Cooperation Duties in Corporate Workouts)을 소개한다.
일시적인 매출폭락으로 인한 자금부족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도산절차 개시는 피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채권자들과의 협의(여기서는 워크아웃)를 얻어내는 것까지 피할 수는 없다. 결국 다수 채권자들 사이의 이익조정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인데 기존의 수단들(이른바 London Approach나 INSOL Principles 등)만으로는 처리가 어렵다. 채권자의 버티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바로 채권자의 협조의무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협조의무의 최소한도는 일단 restructuring plan의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동의의무까지 인정할 것을 주장한다. 사익을 위해서 효율적인 워크아웃협정을 저지하여 채무자의 파산을 초래한 채권자에게는 법적 책임이 부과될 수도 있다.
저자들은 협조의무의 법리적 구성에 대해서도 간단히 언급하고 있는데 해석론에만 맡기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결국 입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