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주주의 이익충돌거래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델라웨어주의 회사법개정(이른바 SB 21)의 개요와 그에 대한 찬반론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다(예컨대 2025.5.8.자; 2026.1.28.자). 오늘은 SB 21에 대한 유럽학자의 평가를 담은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Alessio M. Pacces, What Europe can learn from the law & economics of Delaware SB 21 (2026). 저자는 현재 암스텔담대학의 교수로 있는 이태리 출신의 학자이다. 외국의 학술행사에서 여러 차례 마주쳐서 낯이 익은데 제대로 인사를 나눈 적은 없는 것 같다.
저자는 SB 21을 제정법과 판례법의 역할분담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그것이 지배주주의 이익충돌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절차적 공정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법원의 통제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것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 저자는 지배주주 거래가 추구하는 경영권의 사적이익을 금전적인 것(터널링)과 비금전적인 것으로 나누어 후자를 자신 나름의 비젼(이른바 idiosyncratic vision)을 추구함으로써 얻는 만족으로 본다. 후자는 일반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저자는 비효율적인 것은 전자에 국한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법원이 거래의 내용 면에서 이들 양자를 구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절차적 공정성에 주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저자는 SB 21도 지배주주가 법의 취지에 반하여 절차를 남용하는 경우에는 법원이 간섭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끝으로 저자는 이러한 SB 21의 효용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으려면 델라웨어 형평법원(Chancery Court)와 같이 전문성 있는 법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현재 EU에서 논의중인 EU회사법안의 문제점을 제시한다.
논문은 본문이 15페이지로 짧은 편인데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본론의 시작인 2장은 지배주주에 대한 델라웨어주법의 변천을 설명한다. 3장은 SB 21에 대한 찬반론을 비판한다. 4장은 지배주주거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5장은 EU회사를 도입하는 법안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회사법 전문법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