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과거에 비해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격차는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때로는 우리가 오히려 다소 앞선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런데 오늘 소개하는 이 위원회를 보면 그 엄연한 격차를 실감하게 된다. 이름도 생소한 “제3자위원회보고서평가위원회”에 대한 설명은 위원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다음과 같은 위원장 인사말로 대신한다.
“21세기에 들어서부터 기업비리가 빈발함에 따라 대중의 신뢰를 잃은 경영자의 변명을 대신하여 제3자위원회가 이용되게 되었다. 그러나 제3자란 이름뿐으로, 경영자의 요청에 따라 그 책임을 회피 혹은 은폐하는 것이 눈에 띄게 되었다. 이것은 많은 제3자위원회의 주요 구성원을 맡고 있는 변호사나 변호사회의 신용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어서 일본변호사연합회 업무개혁위원회는 2011년 3월에 제3자위원회 지침을 공표한 바 있다.
그 이후 많은 제3자위원회 보고서는 이 지침을 “준수한다”든지, “근거한다”고 표기하고, 위원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설명책임의 수행에 배려하는 식으로 개선되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지침의 중요한 항목을 배려하지 않거나, 혹은 그에 반해 “제3자위원회 보고서’를 참칭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보고서가 발견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그리하여 이번에 이 지침 작성에 참여한 회원을 중심으로 연구자와 언론인의 참여를 얻어 공공재로서 더 양질의 “제3자위원회 보고서’를 세상에 내놓기 위하여 본 평가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했다. 본 위원회는 뛰어난 보고서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납득이 가지 않는 보고서에는 이유를 붙여 평가하고, 공표한다.
본 위원회는 위원들은 법적 근거가 없는 제3자위원회보고서의 모범관행의 수준을 조금이라도 향상시키는 것이 우리나라의 기업사회가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존재로 승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활동할 생각이다. 위의 지침은 어디까지나 soft law이며 그 책정 시의 패러다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기준으로 墨守할 생각은 아님을 첨언해 둔다.“
홈페이지에는 상세한 평가결과 등 다양한 정보가 업로드되어 있다. 위원장을 맡은 久保利英明변호사는 25년 전 동경에서 인연을 맺은 사이로 나중에 간단하게라도 소개하고 싶은 독특한 분이지만 이 위원회가 이 분의 독특한 개성의 발휘로 인하여 출범한 산물인지 아니면 그냥 일본이란 사회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인지 아직 의문을 해소하지는 못한 상태이다. 요즘 제3자위원회 비슷한 것이 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을 보며 앞으로 이 분야의 우리 실무도 일본에 못지 않은 수준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