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에서 델라웨어주 회사법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4월13일자 포스트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그 현상은 특히 지난 반세기에 걸쳐서 차츰 강화되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그 변화의 과정을 잘 보여주는 글을 한편 소개한다. Jack B. Jacobs, Fifty Years of Corporate Law Evolution: A Delaware Judge’s Retrospective, 5 Harv. Bus. L. Rev. 141 (2015) 저자는 델라웨어 대법원 판사를 역임한 Jack Jacobs판사로 십여 년 전 일본의 학술모임에서 잠깐 만난 적이 있는데 아주 점잖고 소탈한 신사였다. Jacobs판사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William Allen교수, 그리고 Leo Strine판사와 함께 델라웨어주 법원의 회사법판례형성을 주도한 분이다. 로스쿨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한 특강의 원고이기 때문에 학자들의 논문보다는 훨씬 쉽게 읽히는 장점이 있다.
글의 대부분은 회사법의 핵심에 속하는 3 가지 문제의 변천을 설명하는데 바치고 있다: ➀이사의 신인의무; ➁이사행동에 대한 심사기준과 특히 이른바 중간기준. 이런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법원이 이사의 행동에 신인의무를 적용하는 계기가 된 Chris Craft판결이 나오기 전의 상황을 간단히 살펴본다. ➀에서는 fiduciary duty의 대표적인 유형인 duty of care와 duty of loyalty 외에 duty of good faith, duty of oversight, duty of disclosure가 등장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법의 변화과정을 더욱 잘 보여주는 것은 ➁인데 이곳에서는 자신의 개인적인 실수까지 언급하며 판례의 형성과정을 생생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Unitrin판결에서 Gilson과 Kraakman의 논문(Ronald J. Gilson & Reinier Kraakman, Delaware’s Intermediate Standard for Defensive Tactics: Is There Substance to Proportionality Review?, 44 Bus.Law. 247, 267 (1989))을 재인용한 것과 관련하여 이른바 substantive coercion에 관한 두 교수의 견해를 비판하는 부분이다. 델라웨어주의 중간기준은 결국 親이사회쪽으로 기울게 되었는데 저자는 마지막 장래의 전망과 관련하여 그런 배경에는 기관투자자의 단기이익추구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음을 토로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 反기관투자자, 특히 反헤지펀드 정서는 저자만이 아니라 델라웨어주 법관 대부분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델라웨어주판례의 親이사회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말씀하신대로 해당논문으로 직접 연결되는 링크는 없지만, Harvard Business Law Review 홈페이지에서 (https://www.hblr.org/hblr-print/volume-5-issue-2-2015/ ) 논문 제목을 클릭하시면 PDF 파일을 다운 받으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글에 바로 반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