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권한을 제한하는 회사와 주주 사이의 계약에 관한 Bebchuk의 견해

지난 3월 현재 미국에서 논의가 한창인 Moelis판결을 소개한 일이 있다(2024.3.5.자). 이 판결에서 델라웨어형평법원은 특정 주주에게 18종의 이사회결정에 대한 사전승인권 등 광범한 권한을 부여한 약정이 이사회의 업무집행권을 정한 州회사법 제141(a)조에 위반한다는 이유로 무효를 선언함으로써 실무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어서 그 판결에 대한 반발로 제시된 델라웨어주회사법 개정안과 그에 대한 비판도 소개한 바 있다(2024.4.2.자). 최근에는 그 개정안이 다소 수정을 거친 후 주의회에 제출되어 이번 회기 내에 통과될 전망이라고 한다. (수정된 개정안)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둘러싸고 학계에서도 열띤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아직은 블로그 포스트의 형태로 발표되고 있는 학자들의 견해를 일일이 소개할 여유는 없지만 Harvard 블로그에 발표된 Bebchuk의 의견만은 소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Lucian A. Bebchuk, The Perils of Governance by Stockholder Agreements (May 21, 2024).

그는 개정안에 대해서 비판적인데 그의 견해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①개정이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너무 졸속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②개정안은 회사법의 다른 조문들과는 달리 실제로 회사운영에 폭넓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③개정안은 그런 계약의 필요성이 큰 신생기업의 경우만이 아니라 공개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공개회사에도 적용된다.

④회사와 주주사이의 사적조정(private ordering)은 현행법상 정관에 의하여 시도할 수 있고 정관에 의하는 것이 주주와의 계약에 의하는 것보다 더 합리적이다.

Bebchuk이 강조하는 것은 ④이다. 그는 계약으로 일부 소수주주에게 이사회의 권한을 제약할 수 있는 여지를 폭넓게 인정하는 것은 주주가치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판한다. 정관개정의 경우에는 주주들에게 사전에 개정내용이 공개되고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지만 주주와의 계약의 경우에는 그러한 안전장치(safeguards)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결국 회사의 결정을 제약하는 것은 신인의무밖에 없는데 신인의무만으로는 회사의 이익, 나아가 주주의 이익을 제대로 보호하기 어렵다는 것이 Bebchuk의 주장이다. 그는 그 근거로 회사가 일정한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는 한 주주와의 계약체결 자체가 신인의무 위반이라는 이유로 그 효력이 부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고 사후적으로 회사가 신인의무를 이유로 계약의 이행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적어도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회사가 그냥 계약당사자인 주주의 의사를 따를 인센티브가 클 것이라는 점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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