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Eidenmüller교수의 또 하나의 글을 소개한다. 그는 회사법과 도산법 전문가이지만 분쟁해결에도 조예가 깊다. 이 논문은 소송과 중재사이의 경쟁이란 제목으로 되어있지만 새로 각광을 받은 조정(mediation and conciliation)에 대비하여 중재의 장점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어 분쟁해결제도 전반을 다루고 있다. 그는 분쟁을 당사자의 속성에 따라 B2B와 B2C로 나누고 다시 소송가액의 크기에 따라 대, 중, 소의 3유형으로 나누어 검토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이론적 관점에서 장단점을 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2015년 자신이 관여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서술을 전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대규모 B2B분쟁의 경우에는 중재의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특히 M&A 관련 분쟁에서는 중재가 소송보다 선호되는 추세라고 한다. 중재를 선호하는 이유는 주로 국제적 집행가능성, 중재인의 중립성 및 전문성, 비밀유지 때문이라고 하는데 분쟁해결의 신속성과 비용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독일과 같이 법원이 당사자가 체결한 계약의 해석에 대해서 공정성을 이유로 간섭을 할 가능성이 큰 나라에서는 중재를 택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는 점이다.
한편 B2B 분쟁과 관련해서는 법원도 자신의 업무영역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는 여러 선진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사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나 특별법원의 설치를 그 예로 들고 있다.
특기할 것은 Eidenmüller교수가 규모가 크지 않은 B2C 분쟁의 경우에도 중재를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이런 주장은 소비자분쟁은 조정으로 해결하는 세계적인 추세와 상반된다. 그는 조정은 중재에 비하여 절차적 공정성이 미흡하고 또 조정에 관여하는 자들이 법적인 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B2C분쟁을 중재로 해결하는 것의 단점은 비용면에서 비현실적이라는 것인데 그는 그 해결방안으로 사업자단체가 중재인비용을 보조할 필요가 있다고 하고 있다.
사실 미국에서는 B2C 거래에서도 class action을 막기 위해서 중재합의가 약관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class action을 포기하기로 하는 중재합의에 대해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가 중재를 신청하는 것은 비용 면에서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극히 드물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거꾸로 대량으로 중재를 신청하여 회사에 압력을 넣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Eidenmüller교수는 이른바 집단중재(class arbitration)이 허용되지 않는 상태에서 개별적으로 중재합의를 강요받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이 글은 짧지만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분쟁해결절차 등 흥미 있는 정보도 많이 담고 있어 최근의 선진국에서의 분쟁해결동향에 관심 있는 이들은 한번 전문을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