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guard, BlackRock, State Street란 3대 대규모 자산운용사를 일컫는 “Big Three”는 미국을 넘어 세계 금융시장의 일상용어로 자리잡았다. 이 블로그에서도 그 부상이 초래한 여러 도전에 대해서는 이미 수차례 다룬 바 있다. (예컨대 2023.2.10.자, 2022.12.20.자) 오늘은 Big Three와 관련된 거창한 논의의 이면에서 부각되지 못한 몇 가지 현상에 대해서 주의를 촉구하는 최신 문헌을 소개하기로 한다. Dorothy Lund & Adriana Z. Robertson, Giant Asset Managers, the Big Three, and Index Investing (2023.3.31.)
세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논문의 본문은 지극히 간명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I장에서는 Big Three에 관한 기존의 통념을 정리하고, II장에서는 그것과 현실과의 차이를 지적한 후, III장에서는 이러한 통념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시사하는 바를 제시한다.
저자들은 먼저 Big Three란 용어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그들에 따르면 Big Three가 자산의 상당부분을 인덱스펀드로 운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사이에는 자산구성이나 조직운영의 면에서 서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로 묶어서 관념하는 것은 반드시 적절한 것은 아니다. 또한 이들은 Big Three가 최근 지속적으로 성장한 Fidelity를 제외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한다.
저자들이 두 번째로 문제삼고 있는 것은 Big Three를 수동적 펀드(passive fund)와 동의어로 사용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Big Three 각사는 능동적 펀드(active fund)도 상당수 운용하고 있다. 마지막 지적은 인덱스펀드를 모두 수동적 펀드라고 보는 통념이 잘못된 것이라는 점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인덱스펀드들 사이에서도 운용자의 재량이나 수수료, 운용전략의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저자들은 이러한 통념과 현실의 괴리가 제시하는 정책면에서의 시사점을 ①자산운용자와 최종 투자자와의 관계, 그리고 ②자산운용자와 투자대상회사와의 관계로 나누어 살펴본다. ①과 관련해서 저자들은 Big Three 중에서 BlackRock과 State Street는 Vanguard나 Fidelity와 달리 개인고객 뿐 아니라 기관고객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이들 고객사이의 선호의 차이는 자산운용자의 가버넌스에 관한 행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②와 관련하여 저자들은 수동적펀드와 능동적펀드의 구분이 반드시 명확하지 않으므로 수동적펀드의 감독기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할 때에는 단순히 자산운용자의 규모나 브랜드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