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의 글로벌 생태계

이제 ESG는 국내외적으로 단순한 학술적 논의의 대상을 넘어서 제도화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그간 ESG논의에 대해선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해왔지만 그것이 거대한 물결로 밀려오고 있는 현실을 계속 외면할 수도 없어 이미 여러 차례 다룬 바 있다. (최근의 예로 2023.1.3.자) 오늘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ESG에 관한 논의와 규제의 큰 그림을 보여주는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Tim Bowley & Jennifer G. Hill, The Global ESG Stewardship Ecosystem (2023) 저자들 중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은 Hill교수인데 그는 시드니대학에 오래 재직하다 모나시대학으로 옮긴 호주의 대표적인 회사법학자이다. 이 논문은 2023년 6월 16-17일에 서울대에서 개최되는 Global Corporate Governance Colloquium(GCGC)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논문은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II장에서는 ESG 스튜어드쉽의 개념을 설명하고 실제의 작동사례를 언급한다. 저자들은 투자자들이 주주로서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대상회사에 대해서 기후변화와 같은 ESG이슈들에 대해서 배려할 것을 촉구하는 활동을 ESG 스튜어드쉽이라고 칭하며 그러한 활동을 뒷받침하는 글로벌 생태계를 분석대상으로 삼는다. 그 생태계는 국제적인 기관투자자는 물론이고 국제기구, NGO, 투자자이익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로 구성된다, 저자들은 일반적으로 가버넌스활동에 소극적이라고 알려진 기관투자자들이 ESG와 관련해서는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BlackRock를 비롯한 일부 기관투자자의 사례를 제시한다. 이러한 ESG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태도는 지배구조에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저자들은 그러한 변화의 동인이 되는 다양한 요소들을 검토한다.

III장에서는 시야를 글로벌한 차원으로 넓혀서 글로벌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활동주체들을 차례로 살펴본다. ①ESG 스튜어드쉽 규범과 관행의 개발과 관련한 UN 등 국제기구의 역할, ②Rio Tinto를 상대로 한 주주행동주의사례를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국제적인 활동, ③투자자협회와 연대(ex International Corporate Governance Network), ④ShareAction이나 Shareholder Commons와 같이 국제적으로 활발한 공적지원단체(public advocacy organizations), ⑤글로벌 ESG자문업계.

IV장에서는 이러한 글로벌 스튜어드쉽 생태계가 갖는 함의를 검토한다. 저자들은 일반적인 가버넌스에서 기관투자자들이 “합리적인 과묵”(rationally reticent)의 태도를 견지한다는 기존의 견해에 의문을 제기한다. 나아가 글로벌 생태계의 영향으로 ESG 스튜어드쉽 규범과 관행이 전세계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각국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국가별로 다양성을 띨 가능성도 있음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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