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소유의 추적가능성과 회사법

최근 미국 저명 law review에 실리는 회사법논문은 실무와 다소 동떨어진 이론적인 주제에 관한 것인 경우가 많다. 이번에 소개할 논문(George S. Geis, Traceable Shares and Corporate Law. 113 Nw. U. L. Rev. 227-277 (2018))은 주식소유권의 이전이라는 기술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2018년 톱10 논문으로 선정될 정도로 이론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논문이다.

미국의 현행 주식예탁결제제도는 전자등록 시행 이전의 우리 주식예탁결제제도와 유사하게 DTCC라고 하는 중앙예탁기관이 주권을 혼합보관하고 계좌이체방식으로 주식에 대한 경제적 소유권(beneficial ownership)을 이전하는 시스템이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특정의 주식(내지 주권)과 주주 사이의 연결이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식의 경제적 소유권을 취득하는 시기와 법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 사이에 격차가 발생함으로써 실무상 여러 문제점이 발생한다. 이 논문은 앞으로 블록체인방식을 활용하여 주식의 결제제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주식의 결제가 즉시 실행되고 주식양도의 과정도 추적이 가능해지는 경우에는 회사법실무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고찰하고 있다.

I에서는 주식결제제도의 역사와 현재의 혼합보관제도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논문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현행 제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들을 검토한 나머지 부분이다. 저자는 ➀주식과 주주 사이의 연결이 필요한 경우, ➁empty voting의 경우, ➂주주표결제도의 결함으로 인하여 주총권한 확대주장이 힘을 얻기 어려운 점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➀과 관련해서는 발행시장 부실공시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의 원고적격 문제와 기준일 후에 주식을 양수한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이른바 appraisal arbitrage) 주총에서의 찬반여부를 확인하는 경우의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II에서는 현재의 기술발전동향을 소개하고 그 기술에 기초한 획기적인 결제제도가 출현할 가능성에 대해서 전망하고 있다. III에서는 장차 실제 주주를 실시간으로 확정할 수 있는 이른바 황금장부(golden ledger)가 출현하는 경우 I에서 언급한 문제들이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를 논하고 있다.

이 논문은 현재의 제도가 아니라 새로운 제도 아래에서 실현될 미래의 그림에 관한 것이지만 미국 회사법 실무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우리 법의 개선방향과 관련해서도 시사점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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