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이 가장 좋은 기업지배구조인지에 대해서는 정설이 없다. 기업지배구조를 구성하는 특정 요소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논의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예컨대 차등의결권주식 같은 요소가 지배구조와 기업가치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학자들의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이런 논의에 관해서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시한 최신 논문을 한편 소개한다. Byung Hyun Ahn, Jill Fisch, Panos Patatoukas & Steven Davidoff Solomon, Synthetic Governance 제1공저자로 기재된 안병현씨는 Berkeley경영대학원의 박사과정생이라고 표시되어있는 데 Fisch와 Solomon교수는 쟁쟁한 회사법교수인데 이들과 이름을 나란히 올리고 있으니 참으로 장한 일이다. 제목은 “(바람직한) 지배구조의 합성”쯤으로 번역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구체적으로는 이른바 맞춤형 지배구조 인덱스(bespoke governance index) 투자를 대상으로 삼고 있다.
저자들은 인덱스투자의 성장에 따라 자산운용사는 특정 지배구조요소를 중시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그런 지배구조가 반영된 인덱스(즉 맞춤형 지배구조 인덱스)를 따로 마련하여 투자를 유치할 것을 제안한다. 예컨대 차등의결권주식을 혐오하는 투자자라면 그런 주식을 발행한 회사들을 배제한 인덱스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런 맞춤형 인덱스펀드는 일반적인 인덱스펀드와의 실적비교를 통해서 특정 지배구조요소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논문에서는 차등의결권주식을 발행한 회사들의 인덱스(Dual Index)와 이사회 의장과 CEO역할을 분리한 회사들의 인덱스(Split Index)를 구성하여 과거 실적을 토대로 그런 지배구조요소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있다.
저자들은 이런 맞춤형 인덱스투자의 장점을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➀시장성과를 토대로 특정 지배구조조항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특정 지배구조요소가 비효율적이라면 그것을 배제하여 구성한 인덱스는 일반적인 인덱스보다 우월한 투자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➁지배구조의 경제적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하는 펀드로 자금이 공급되도록 유도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자금배분에 기여한다.
➂맞춤형 인덱스투자는 지배구조에 관한 회사들의 선택에 대해서 소극적 투자자들이 자본시장을 통한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어떤 것이 적절한 지배구조 메커니즘인지에 대해서는 기관투자자와 상장회사 사이에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저자들은 법으로 균일한 지배구조를 일방적으로 회사들에 강제하는 대신 지배구조 인덱스투자를 이용하면 그런 다툼을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선택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