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회사경영에서 이해관계자 이익을 존중해야한다는 목소리는 전혀 잦아들 기미를 찾을 수 없다. 이런 현상은 기관투자자와 관련해서는 ESG투자로 나타나고 있다. 경영자 쪽에서 이해관계자 이익을 들먹이는 이유는 짐작할 수 있지만 기관투자자가 ESG를 내세우는 이유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최근 Coffee교수가 콜롬비아 블로그에 올린 짧은 글은 그에 관한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John C. Coffee, Jr, ESG, Common Ownership, and Systematic Risk: How They Intersect (2020.9.14.) (정식 논문은 SSRN에서 구할 수 있음. 한편 마침 어제 실린 비슷한 취지의 조선일보 기사(인터넷)도 흥미롭다)
저자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다음 3가지 현상을 언급하는 것으로부터 글을 시작하고 있다.
➀주식소유의 집중현상으로 특히 Big Three라고 불리는 3대 기관투자자(BlackRock, State Street Global Advisors, Vanguard Group)이 현재 S&P주식의 20%를 넘게 보유하고 있고 투표되는 주식의 25%를 차지하며 이 비율은 곧 40%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➁기관투자자들은 인덱스투자에 치중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의결권행사에 무관심했으나 최근에는 의결권행사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영진에 반대표를 던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➂이들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투자대상회사에 ESG에 관한 정보공시를 확대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 이유에 대한 분석인데 저자는 그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즉 일반적으로 주식평가에 활용되는 CAPM(Capital Asset Pricing Model)에 따르면 분산투자를 실천하는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분산투자로 회피할 수 있는 비체계적 위험보다는 체계적 위험에 더 신경을 쓰게 되는데 기후변화나 코로나사태 같은 전염병확산이 그런 체계적 위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ESG에 대한 공시가 주로 체계적 위험과 관련이 있음을 지적한다. 그 대표적 예로 2018년 Royal Dutch Shell이 자발적으로 탄소배출량을 대폭 감축해나가기로 하는 방침을 발표했는데 이는 과거 이 회사가 그런 압력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던 것에 비추어 놀라운 변화였다. 그런 방침변화의 배후에는 이들 기관투자자의 집단적인 압력이 존재했다. 그런 집단적 압력이 힘을 발휘하게 된 원인을 이른바 ‘common ownership’에서 찾고 있다. common ownership은 기관투자자들이 같은 산업부문에 속하는 복수 기업의 주식을 동시에 보유하는 현상을 가리키며 ‘horizontal shareholding’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common ownership’이 이제까지 주목을 받은 것은 주로 그런 회사에서는 주주들이 회사들이 서로 경쟁을 통해서 이익을 감소시키는 것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대표적 논문으로 Einer Elhauge, Horizontal Shareholding, 129 Harv. L. Rev. 1267 (2016)) 저자는 ‘common ownership’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서 저자는 기관투자자가 ESG투자를 법적으로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의 문제를 논하고 있는데 이는 조금 다른 차원의 문제이므로 생략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