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각종 모임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회사와 관련해서는 국내외적으로 온라인 주주총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런데 온라인 이사회에 대해서는 별로 논의를 찾기 어렵다. 이런 사정은 일본도 비슷한 것 같다. 이미 상법이 전화회의까지 명문으로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라 주주총회와는 달리 이사회의 온라인화가 가능하다는 것에는 의문이 없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온라인 이사회를 활용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어느 금융지주회사 이사를 맡고 있는 지인은 지방에 거주하면서도 매번 이사회 때문에 상경하는 것을 보면 아직 온라인 이사회가 충분히 보급되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이다.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경험을 보여주는 하바드 블로그 포스트를 소개하기로 한다. Andrew Lepczyk & Barton Edgerton, The Future of the Virtual Board Room (2021.2.8.) 저자들은 전국이사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Corporate Directors)란 조직의 구성원으로 작년 후반기에 749명의 이사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담고 있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온라인 이사회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초기에는 온라인 회의를 위한 기술이나 설비에 대해서 우려가 있었으나 변화된 환경에 이사들과 회사가 신속하게 적응하였고 온라인 이사회의 효율성이 알려짐에 따라 널리 확산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응답자들의 94%는 온라인 이사회를 통해서도 이사로서의 의무를 이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가지면서도 온라인 이사회와 대면 이사회의 효율성이 대등하다는 평가에는 41%만이 동의하고 있다. 요컨대 이사회는 효율적이긴 하지만 대면 이사회만은 못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이사들 사이에 무언의 의사소통(nonverbal communication)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72%의 응답자들이 이것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데 비하여 원활한 질의응답이 어렵다는 점은 30%만이 지적하고 있다.
이런 긍정적인 평가를 토대로 응답자들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온라인 이사회가 많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응답자의 65%는 앞으로 이사회 회의의 20%이상이 온라인으로 행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심지어 온라인 회의가 60%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도 13%나 된다. 응답자들은 온라인 회의는 전체 이사회 보다는 소위원회 회의에서 더 많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위원회 회의의 60%이상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응답자도 30%나 된다.
이처럼 미국에서 온라인 이사회의 활용이 활발하고 또 높은 평가를 받는 데는 미국의 땅이 넓고 사외이사 비율이 높아서 대면 이사회의 부담이 더 큰 것도 한 가지 요인이 아닌가 짐작된다. 그러나 이사들 사이의 무언의 의사소통이 아닌 구두의 의사소통만 보더라도 이사회 회의 중에 일어나는 것에 못지않게 만찬이나 휴식시간 중 심지어 화장실에서 우연히 나누는 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히 전체 이사회는 대면으로 하는 기회를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