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가 아닌 지배주주의 행동을 통제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것은 지배주주의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전에 언급한 Musk의 스톡옵션 판결(2024.1.31.자)에서 형평법원은 Musk의 지분이 21.9%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지배주주로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지배주주의 범위가 너무 넓다는 비판을 가한 바 있고(2024.10.12.자) 대법원은 Musk의 스톡옵션을 취소한 형평법원판결을 파기하면서도 그에 대한 판단은 회피하였다(2025.12.23.자). 오늘은 이러한 학자들의 비판에 대해서 정면으로 반박하는 형평법원 J. Travis Laster판사의 본격적인 논문을 소개한다. How to Evaluate Non-Majority Control: What History and Statutes Tell Us, 31 Fordham Journal of Corporate & Financial Law 1 (2025). 이 논문은 1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것이므로 이곳에서는 콜롬비아 블로그에 발표한 그의 글에 의존하여 소개한다.
저자는 지배주주의 범위를 정하는 관점을 기능주의와 형식주의로 나눈다. 그런데 형식주의의 경우에도 반드시 주식 과반수를 보유하는 주주(과반수 주주)일 것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기능적 요소가 완전히 배제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형식주의를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파악한다. ①이사회에 대한 지배에 주목, ②영향력의 원천으로 주식보유 이외의 요소들은 중시하지 않음, ③주식의 35% 보유를 사실상의 최소한도로 판단함. 반면에 기능주의는 다음과 같은 요소로 구성된다. ①회사행동에 대한 지배에 주목, ②영향력의 원천으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함, ③더 낮은 비율의 주식보유의 경우에도 지배를 인정함.
저자에 따르면 미국법원은 19세기 말부터 지배주주에게도 신인의무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초기의 판례들은 과반수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신인의무를 부과하는 이유는 기능적인 것이었다. 1912년 연방대법원은 처음으로 기능적 고려에 따라 과반수 주주가 아닌 자를 지배주주로 인정하였고 20년대와 30년대에는 지도급 학자들도 이런 태도를 지지하였다. 심지어 Berle와 Means같은 학자들은 20% 정도만 보유하더라도 지배를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기능주의적 태도는 뉴딜 시대의 입법과 판례와 델라웨어 판례법에서도 유지되었다. 법원이 非과반수 주주를 항상 지배주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재판전 신청단계에서는 상대방이 지배주주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일단 인정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러한 추세에 제동을 건 형식주의가 대두된 것은 2000년대 초로 그 동인은 과도한 주주소송에 대한 우려라고 할 수 있다. 2006년의 판결에서 형평법원은 非과반수 주주를 지배주주로 인정하려면 말을 듣지 않는 이사와 주주를 응징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하여 과반수 주주에 상응하는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처럼 非과반수 주주의 지배를 인정하는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태도는 그 이후의 판결들에서도 이어졌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기능주의를 견지하는 판결들도 존재하였다. 저자가 보다 강조하는 것은 당초 지배주주에 관한 판례가 채택한 것은 기능주의였고 형식주의는 최근의 현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기능주의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것도 아니고 비정상적인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지배주주에 대한 논의는 그 장단점(merits)을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