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삼성전자의 반기보고서에 의하면 주주 수가 무려 5백만을 넘었다고 한다. 설사 주주 수가 그 100분의 1 정도의 회사의 경우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여 주주총회 제도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는 이미 언급한 바 있다(2023.7.15.자). 오늘은 이 문제에 관한 일본의 논의상황을 정리한 최신 문헌을 소개한다. 松井秀征(마쓰이 히데유키), “株主総会の未来”, ジュリスト(2026년 1월호) 30면. 마쓰이교수는 立敎대학에 근무하는 중견 회사법학자이다. 1995년 동경대 체류 시 이와하라교수의 지도를 받는 대학원생이었는데 여러모로 나를 도와줬던 개인적 인연이 있다.
논문에서는 주주총회에 관한 일본의 제도변화를 전반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초기에는 주주총회를 총회꾼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에 몰두한 나머지 주주총회의 본질적 기능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음을 지적한다. 1990년대에 들어 총회꾼이 사라지고 외국인투자자를 비롯한 기관투자자가 대두됨에 따라 주주총회는 총회장에서의 토론보다 그 이전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정보와 의견의 교환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전통적 회의는 제안–토론–결정이라는 단계를 거치지만, 주주 수가 수만 명이 넘는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이런 과정은 실제로 작동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서는 특히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①하나는 다수의 주주를 물리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고 ②다른 하나는 설사 그러한 장소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이들 주주사이에 의미 있는 토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①과 관련해서는 버추얼 주주총회(virtual shareholders’ meeting) 논의를 소개한다. 그러나 버추얼 주주총회를 통해서 ①의 장소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더라도 토론이 불가능하다는 ②의 한계는 극복할 수 없다. 토론이 불가능하다면 구태여 특정 시점에 특정 (물리적 또는 가상적) 공간에 모여서 의사결정을 하는 회의체로서의 성격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이러한 사고를 전제로 저자는 주주에 의한 집단적 의사결정은 반드시 ‘회의체’라는 형식을 통해서만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충분한 정보 제공, 주주제안권의 행사, 공정한 투표의 기회가 보장된다면 회의를 거치지 않는 의사결정 방식도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현재 진행 중인 일본 법무성의 회사법 개정 논의에서도 사전의 의결권 행사에 의한 결의의 성립을 인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