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이른바 단기주의경영(short-termism)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그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하바드 법대의 Mark Roe교수도 회의론자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2020.10.28.자 포스트 참조). 오늘은 단기주의경영과 관련된 그의 논문을 한편 소개한다. Mark J. Roe & Federico Cenzi Venezze, Will Loyalty Shares Do Much for Corporate Short-Termism? (2021). 단기주의경영과 관련된 글이지만 주 대상은 “loyalty shares”이다. loyalty shares는 장기보유주식으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생경하지만 충성주식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충성주식이란 요컨대 장기보유주식에 대해서 의결권을 더 주는 것을 말한다. 충성주식은 프랑스, 이태리를 비롯한 유럽 나라들에서 도입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소개된 바 있다. 미국에서도 최근 SEC에 충성주식 거래를 위한 거래소 설립을 신청한 사례가 있었지만 기관투자자업계의 반대로 무산되었다고 한다.
저자들은 충성주식을 크게 네 가지 방향에서 분석한다. ➀충성주식은 주식소유가 분산된 회사의 경영자와 기업공개한지 얼마되지 않은 회사의 지배주주가 도입을 원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충성주식이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에만 충성주식을 도입하려할 것이다. ➁충성주식을 도입한 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충성주식은 회사를 지배하는 내부자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에만 활용될 것이다. ➂미국에서 충성주식으로 인한 의결권강화의 혜택을 누릴 주주들은 내부경영자와 인덱스펀드들이고 그 경우 행동주의주주들이나 장기적 관점을 가진 기관투자자들은 의결권에 따른 영향력을 상실할 것이다. 이런 의결권구조의 변화는 장기적 경영에 도움되지 않을 것이다. ➃단기주의경영에 가장 영향을 주는 요소는 주가에 의존하는 경영자보수의 결정방법이다. 충성주식을 도입하는 경우 장기주의경영을 지지하는 주주들은 의결권강화의 혜택을 노리고 충성주식의 거래를 삼갈 것이므로 주가는 주로 단기주의 경영을 추구하는 자들의 영향을 더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경영자들은 더욱 더 단기주의경영에 대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므로 충성주식을 도입하더라도 단기주의경영을 막기 어렵다.
저자들은 충성주식이 단기주의경영의 완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충성주식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들은 충성주식이 창업자의 지배권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창업자의 창업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논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1장에서는 충성주식의 내용과 누가 그것을 원하는지를 살펴본다. II장에서는 충성주식의 수혜자와 피해자를 설명한다. 가장 큰 수혜자는 지배주주지만 인덱스펀드도 의결권이 강화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피해자로는 장기적 관점의 대주주와 행동주의주주를 든다. III장에서는 충성주식이 회사의 예상투자기간을 연장시키는데 한계가 있음을 주장한다. IV장에서는 충성주식을 먼저 도입한 바 있는 유럽의 사정을 살펴본다. V장에서는 미국에서 충성주식과 관련된 규정과 개정안에 대해서 검토한다. VI장에서는 충성주식이 장기경영을 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지라도 일부 회사의 특별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 허용될 필요가 있는지를 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