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행동주의의 아웃소싱 – 일본의 GO재팬 사례

오늘날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는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그와 별도로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회사경영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관여를 높이기 위하여 스튜어드십코드를 제정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외국계 헤지펀드가 활동에 나선 소수 사례를 제외하고는 주주행동주의는 아직 그다지 찾아보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에서 주주행동주의의 아웃소싱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Marco Becht, Julian Franks, Hideaki Miyajima & Kazunori Suzuki, Outsourcing Active Ownership in Japan (2021). 네 명의 공저자중 두 명은 유럽학자이고 두 명은 일본 학자인데 모두 나름 국제학계에서 명성이 있는 인물들이다.

논문이 대상으로 삼은 것은 주주관여를 대행하는 사업을 수행하는 GO재팬(GOJ)란 회사의 활동이다. GOJ는 2007년 영국의 투자운용사인 GO Investment Partners Group LLP가 60%를 투자하고 대형보험사인 동경화재해상보험의 자회사가 40%를 투자하여 설립한 주식회사로 다수의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들은 고객으로부터 고정된 보수를 받고 고객이 주식을 보유하는 대상회사에 대해서 고객 대신 주주관여활동을 하는데 헤지펀드와는 달리 대상회사와의 교섭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그 대표이사인 小口俊朗씨는 수년전 동경의 학술행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명함을 받고 회사에 대한 설명도 들었지만 당시에는 그 회사의 비즈니스모델이 석연치 않았다.

논문은 GOJ가 2008년 1월부터 2019년 1월 사이에 39개 대상회사에 대해서 관여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이런 연구가 가능했던 것은 GOJ가 작성한 상세한 관여기록을 비공개를 조건으로 제공받았기 때문이다. 관여활동의 평균기간은 5.1년 중간치는 4.6년으로 헤지펀드의 관여에 비하여 훨씬 길다. 대상회사별로 관여의 목표가 정해지는데 그 수는 회사별로 차이가 있다. 목표는 다음 7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➀회사의 재무구조와 주주에 대한 분배; ➁이사회구성; ➂공시개선; ➃환경과 사회적 책임; ➄보수; ➅경영권방어조치의 폐지; ➆전략. 논문에서는 실제로 관여가 어떠한 모습으로 진행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1건의 관여사례를 상세하게 소개한다.

논문의 핵심은 관여의 효과를 정리한 제5장이라고 할 것이다. 그에 의하면 39건의 관여사례 중 32건에서 80건의 회사조치가 주식시장에서 공표되었다. 논문에서는 이들 조치들이 주가에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가장 효과가 큰 것은 공시의 개선과 경영권방어장치의 제거이고 놀랍게도 재무구조와 주주에 대한 분배는 별로 영향이 없다고 한다. 저자들은 이러한 GOJ의 비공개적 관여의 성과를 헤지펀드의 공개적 활동의 경우와 비교한다. GOJ의 활동은 39건 중 32건에서 1건 이상의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성공률이 80%가 넘고 156건의 목표 중 70%가 성공적으로 달성했다고 한다. 그에 비하여 헤지펀드의 활동은 성공률이 33%에 불과하지만 성공한 경우의 효과는 크다고 한다.

기관투자자들은 강화된 스튜어드십활동이 여러모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 GOJ 같이 스튜어드십활동을 대행하는 전문조직에 그것을 아웃소싱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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