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된” 주주이익중심주의의 문제점

하바드의 Bebchuk교수가 이해관계자이익을 강조하는 이른바 stakeholderism에 회의적 시각을 가졌음은 이 블로그에서도 몇 차례 다룬 바 있다(예컨대 2022.2.26.자; 2021.8.20.자 포스트). 오늘은 또 한 편의 최신논문을 소개한다. Lucian A. Bebchuk, Kobi Kastiel, & Roberto Tallarita, Does Enlightened Shareholder Value Add Value?, The Business Lawyer, Vol. 77 (forthcoming 2022)

논문에서 말하는 “개화된”(enlightened) 주주이익중심주의(ESV)는 이해관계자이익을 적절히 반영하는 것이 장기적인 주주이익극대화에 기여한다는 견해를 말한다. ESV는 순수한 주주이익중심주의(SV)의 단기적 시각으로 인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개발된 것으로 고위경영자나 기관투자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2006년 영국회사법과 현재 진행 중인 Corporate Governance Law의 Restatement작업에서도 채택되었다(II장). 논문은 SV를 ESV로 교체하는 것이 과연 이해관계자나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검토한다. 이 문제에 대한 저자들의 결론은 부정적이다. 사실 이해관계자이익의 적절한 고려가 장기적인 주주이익에도 합치된다는 낙관적인 전망은 양자가 진정으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을 토대로 하고 있다. 저자들은 실제로 그런 “win-win”상황은 환상에 불과하며 그렇게 보편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III장). 나아가 저자들은 ESV가 실질적으로는 SV와 차이가 없고 결국 동일한 의사결정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IV장). 그들은 이미 SV의 원조격인 Milton Friedman의 저명한 1970년 논설에서도 親이해관계자적 조치가 주주이익에 부합할 수 있음을 인정하였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이어서 저자들은 관점을 바꾸어 ESV가 SV에 비하여 과연 우월한 것인지의 문제를 다음 4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검토한다(V장). ESG가 ①경영자들이 과도하게 단기이익에 몰두하는 경향을 완화하는지 여부; ②경영자들이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영향을 적절히 고려하도록 유도하는지 여부; ③이해관계자들을 위해서 봉사하고자 하는 경영자들에게 토대를 제공하는지 여부; ④반동으로부터 자본주의를 보호하고 親이해관계자규제를 도입하려는 압력을 완화하는지 여부. 저자들은 이 모든 측면에서 ESV의 비교우위를 부정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ESV가 SV에 비하여 유익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유해하지도 않지만 ESV로 인하여 경영자들이 이해관계자이익을 보호해줄 것이라는 헛된 희망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진정으로 이해관계자에게 도움이 되는 개혁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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