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밈(meme) 투자자의 영향

최근 정준혁 교수가 칼럼에서 인용한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19년 말 612만 명이었던 개인 주식투자자 수가 2021년 말에는 1374만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이들의 대부분은 자본시장에 처음 들어온 젊은 소액 투자자일 것으로 짐작된다. 이들과 여러 모로 비슷한 것이 미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이른바 밈(meme) 투자자이다. 오늘은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하여 이들 밈 투자자의 행태를 분석한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Dhruv Aggarwal, Albert H. Choi, and Yoon-Ho Alex Lee, Meme Corporate Governance (2023) Choi교수와 Lee교수는 모두 명문대에 재직하는 뛰어난 한국계학자로 국내학자들과도 교류가 활발하다. Choi교수는 이미 몇 차례 소개한 바 있지만 Lee교수는 이번이 처음인데 앞으로 자주 소개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밈 투자자가 미국에서 처음 부각된 것은 2년 전 GameStop주식을 둘러싼 공매도 공방전이 벌어졌던 때이다(2021/1/30.자 포스트 참조). 밈 투자자란 온라인 증권사들이 거래수수료를 면제한 것을 계기로 갑자기 증권투자에 뛰어든 주로 젊은 소액 투자자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기존 소액 투자자들과는 달리 SNS를 통해서 보조를 맞춰 행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긍정적인 시각과 아울러 비판적인 시각이 공존한다. 긍정론자 중에는 밈 투자자들이 날로 비중이 높아가는 대규모 기관투자자들의 영향력을 다소나마 상쇄함으로써 금융의 민주화를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를 표시한 자도 있다. 이 논문은 밈 투자자들이 기업지배구조에 대해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논문은 다음 두 가지 문제를 다룬다: ①밈 투자자들이 회사 가버넌스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가; ②밈 투자자들이 회사의 ESG정책에 영향을 미치는가. ①과 관련해서 저자들은 밈 투자자들이 의결권행사에 소극적이고 주주제안권의 행사에도 소극적이란 결론을 내린다. ②와 관련해서 저자들은 2021년 이후 밈 투자자들이 투자한 회사들이 놀랍게도 ESG지수의 면에서 후퇴했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들 회사는 여성이사비율의 면에서도 개선되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한다. 저자들은 밈 투자자들이 적어도 당분간은 “투자자”로서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더라도 “주주”로서는 소극적인 태도에 머물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런 현상은 흔히 “투자자”로서는 소극적이면서도 “주주”로서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기관투자자의 경우와 정반대라고 저자들은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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