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투자 인플루언서(finfluencer)에 의한 증권사기와 시세조종

소셜미디어의 확산에 따라 이른바 인플루언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우리 자본시장에서도 발견되고 있다(이에 관한 기사). 미국에서는 증권이나 가상자산시장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를 특별히 핀플루언서((finfluencer)라고 부른다. 소셜미디어에서의 핀플루언서 발언은 주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증권사기나 시세조종에 악용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오늘은 그에 대한 규제에 관한 최근 논문을 한편 소개한다. Sue S. Guan, Finfluencers and the Reasonable Retail Investor, University of Pennsylvania Law Review Online, Forthcoming (2023) 저자는 Santa Clara 로스쿨에 재직하는 소장학자이고 논문은 본문이 14페이지에도 미달할 정도로 짧다.

소셜미디어에서 핀플루언서의 발언은 전통적 의미에서의 정보를 담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논문에서 부각된 것은 Ryan Cohen이란 저명한 핀플루언서가 트위터에 올린 이모지였다. 그는 Bed Bath and Beyond라는 가정용품회사의 재정난에 관한 보도에 그 가게에서 쇼핑카트를 끌고 있는 여성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 “적어도 그 여성의 카트는 가득 차있다”라는 문구와 함께 미소를 띤 보름달 이모지가 첨부된 문자를 올렸다. 이를 본 개인투자자들이 그 회사주식을 대량 매입하자 주가가 거의 70% 급등하였고 Cohen은 바로 그 주식을 모두 처분하여 거액의 차익을 얻었다. 그의 처분사실이 알려지자 주가가 폭락하였고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은 Cohen을 상대로 시세조종과 내부정보이용을 이유로 제소하였다. Cohen은 정보의 중대성(materiality)을 결여되었다는 이유로 각하신청을 하였으나 법원은 중대성이 인정될 여지도 있다는 이유로 심리를 개시하기로 결정하였다(In re Bed Bath and Beyond Corp. Sec. Litig., 2023 WL 4824734 (D.D.C. July 27, 2023)).

저자에 따르면 법원은 중대성을 판단할 때 합리적인 이성적 투자자(reasonable rational investor)가 아니라 합리적인 개인투자자(reasonable retail investor)를 기준으로 채택함으로써 중대성기준을 완화하였다. 저자는 이러한 법원의 유연한 태도가 핀플루언서에 의한 증권사기와 시세조종에 대처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저자에 따르면 과거 개인투자자는 회사가치에 관한 정보와 무관한 이유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성적이라고 볼 수 없고 자본시장에서의 역할도 제한적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들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이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는 과거의 기준으로는 구체성이 결여된 경우라도 중대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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