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제정된 사베인 옥슬리법의 20주년을 기념하여 Business Lawyer 여름호에 특집이 실렸다. 여러 논문 중에서 James Park교수(UCLA)가 사베인 옥슬리법의 필요성을 논한 논문을 소개한다. James J. Park, The Need for Sarbanes-Oxley, 78 Business Lawyer 633 (2023) 논문은 채 14페이지에도 미달할 정도로 짧다.
사베인 옥슬리법은 2000년대초 엔론과 월드컴과 같은 대규모 회계분식이 미국사회에서 커다란 물의를 빚은 후에 제정되었으나 일부 악덕기업의 예외적 범죄 때문에 모든 상장회사에 대해서 과도한 규제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논문은 이러한 비판론에 대한 반론으로 사베인 옥슬리법의 기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당시 회계분식이 빈발한 것은 경영자의 스톡옵션과 아울러 회계감사인의 이익충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저자는 이러한 일반의 인식과는 달리 회계분식은 증권시장에서의 예상실적을 충족해야 한다는 경영자들의 압박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증권시장에서 회사이익의 예측을 중시하게 된 것은 기업가치평가방법이 발전함에 따른 변화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예컨대 2021.1.1.자). 증권시장에서 예상주가를 예상실적을 근거로 산정함에 따라 실제 실적이 예상에 못미치는 경우에는 주가는 하락하게 된다. 회사이익의 예측이 1년단위가 아니라 4분기단위로 행해짐에 따라 주가에 신경을 쓰는 경영자들이 단기실적에 대해서 느끼는 압박은 더욱 강화되었다. 저자는 회계분식의 주된 원인은 경영자가 느끼는 그러한 압박이고 경영자보수가 주가에 의존하기 때문이거나 회계감사인이 피감사회사에 다른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른 이익충돌 때문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사베인 옥슬리법의 핵심을 재무회계에 대한 회사의 내부통제제도를 경영진이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회계감사인이 그 평가를 검증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파악한다. 저자는 사베인 옥슬리법의 효과를 긍정하는데 그 근거로는 그 법의 제정 이후 재무제표가 수정되는 회수가 대폭 감소하였다는 점과 회계기준의 위반을 주장하는 집단소송의 비율이 감소하였다는 점을 든다.